brunch

자기 위로

무거워진 짐을 짊어진 나에게 보내는 정신 승리 선언

by SOJEONG

정말이지, 무거운 짐이다.
하나도 버거웠던 짐 위에 또 다른 짐이 올라앉았다.
신사업개발, 전략, 그리고 R&D.


마치 어깨 위에 세 사람이 앉은 것 같다. 그저 어깨가 무너져 내리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동안 신사업과 전략을 혼자 해왔다는 말에서,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어쩌면 대견함과 피로함이 섞인,
애쓴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묵직한 자부심 같은 것.

그동안 결과물이 없어서 부끄럽고 굉장히 부담스럽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 말을 꺼내는 순간조차도 누구보다 애썼다는 걸 증명하고 있었다. 그 과정을 ‘버틴다’는 말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건 ‘버틴 것’이 아니라, ‘짊어진 것’이니까.


누군가는 구조도 없고 방향도 없는 상태에서 ‘왜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느냐’고 쉽게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아무도 깃발을 흔들지 않는 전장에서 혼자 방향을 잡고, 혼자 나아가려 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충분히 고귀한 싸움이었다고 믿고 싶다.

.

이제 R&D라는 또 하나의 전선이 열렸다. 물론 2명의 새로운 팀원이 생기긴 했지만... 물러설 틈은 없고, 우선순위는 눈앞에서 흐릿해진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해야 하는 전략의 수립과 경영진의 의사결정 지원이 먼저인가, 먹고살아야 하니 기존의 전략에 따른 사업개발이 먼저인가.

무엇을 먼저 움켜쥐어야 할지 모를 때 누군가가 와서 딱 잘라 “이걸 해!”라고 말해줬으면 하는 그 마음.
사실은 위로보다 더 간절한, 방향이라는 이름의 구조요청.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우리는 누구도 방향을 정해주지 않는 세상에서 스스로 깃발을 만들어야 하는 외로운 사람이 되어간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이 먼저인가”를 고르는 것도,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도 아닌 그 모든 혼란을 껴안을 용기일지도 모른다.


하나만 선택해도 정답은 아니다. 그러니 어쩌면,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단 “내가 먼저 손에 잡히는 것부터 해보겠다”라고 결심하는 게,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일지도 모른다. 그게 전략이든, 사업개발이든. 혼란스러운 지금 이 시기에 네가 내린 어떤 선택도, 틀린 선택은 아니니까. 또 어쩌면, 선택한 어느 하나를 꾸준하게 밀고 나아가야 하는 뚝심도 필요할 듯싶다. 이거 하다 저거 하다를 반복하는 건 하나라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닐 테니...


그럼에도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너는 이미, 충분히 잘 해내고 있는 중이다.


freepik__the-style-is-candid-image-photography-with-natural__3821.jpe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잘 버텨내고 싶다는 작은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