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명의 소중한 사람을 떠나 보내며...
사는 게 뭐라고, 이렇게 허망하게 하나둘 떠나버리는 걸까.
이모부, 이모, 외삼촌... 소중한 친구 녀석 그리고 이번엔 가장 좋아하는 사촌 형님까지. 지난 2년 새에 떠나보낸 분들...
죽음이란 게 언제나 갑작스럽다지만, 요즘은 너무 성급하다. 아무 말도 없이, 아무 징조도 없이, 그렇게 조용히 가버리는 게 맞는 건지.
평소 자주 얼굴을 본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형님은 언제나 든든한 사람이었다.
가까이 있지 않아도, 뭔가를 주고받지 않아도, 그냥 ‘그 자리에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던 그런 존재.
그런 사람이 떠났다는 건, 삶에서 하나의 기둥이 무너진 기분이다.
한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건, 그 사람의 과거와, 추억과, 흔적이 몽땅 사라지는 일이다. 그와 함께했던 웃음, 일의 무게를 함께 나누었던 순간들, 아무렇지 않게 건넸던 위트 있는 농담들까지 모두 저편으로 떠나버리는 거니까.
죽음이 가까이 올수록 삶의 무게도 달라진다. ‘건강 챙겨야지’라는 말이 더 이상 인사치레가 아니라 정말 절박한 다짐처럼 느껴지는 나이다.
오늘은 괜찮았어도, 내일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자꾸자꾸 눈앞에서 보여준다.
형님의 부모님의 장례식과 딸아이의 결혼식, 외삼촌의 부재를 안고 그 뜻을 이어나가기 위해 조카로써 묵묵히 일을 이어가던 형님, 그런 형님의 빈자리를 상상하니가슴이 저릿하다.
그 일을 함께하던 가족과 동료들은 도대체 어떻게 이 시간을 지나고 있을까.
64년생.
아직 이른 나이다. 세상살이에 조금은 익숙해졌을 무렵, 이제 좀 쉬어도 되겠다 싶은 그 나이에 영영 쉬어버리다니.
사는 게 그렇다. 떠날 사람은 말없이 떠나고, 남은 사람은 뒤늦은 미안함과 아쉬움으로 살아간다.
무심코 지나쳤던 얼굴 하나, 바삐 살면서 잊고 있던 안부 하나, 이젠 너무 늦어버렸다. 이제부턴 더 자주 안부를 묻고,더 자주 “고마워” “잘 지내”라는 말을 해야겠지.
죽음은 늘 그랬듯, 삶에게 말을 걸어온다.
‘네가 살아 있는 동안 더 잘 살아야 해’라고.
‘누군가의 존재를 너무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그래서 오늘 하루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조금 더 소중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