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울림이 그리워지는 요즘

김민기의 그것이 그립다

by SOJEONG

정확히 1년 하고도 하루 전날.


'김민기'라는 인물을 떠나보냈다. 떠나보낸 것이라기보단 떠나보내짐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까. 아무튼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는 이생과 이별을 했다. 말기 위암 투병이라 전해졌고, 수많은 이들이 그의 회복을 기원했건만....


정확히 몇 년도 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를 우연히 본 적이 있다. 내 머릿속의 기억에는 하얀색 바탕에 초록색 글씨가 쓰인 얇은 무언가가 그의 손에 들려있었다.


'개똥이'


그의 손에 들려진 건 LP 판 한 장이었는데 그 LP 음반 제목이 그것이었다. 어린 마음에 푸하하 웃으며 "개똥이래~!!" 했지만 나와 같은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 음반이었던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어찌 됐든... 같은 음반은 아니지만, 그의 LP가 복각 앨범으로 나온다.


8만 원이 넘는 금액은 물론 쉽게 구매 버튼을 누르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그의 음반이라서 일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가격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 또한 이상하게 느껴진다. 음반 제작의 목적이 그의 음악을 기리는 재단 설립을 위함이라 했다. 그리고 그의 이름을 걸고 행하는 어떠한 추모 행사나 돈벌이를 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가 남긴 금전적 유산이라는 것도 별로 없는 듯한데 (저작권 수입은 얼마나 될까...) 이렇게나마 그를 아끼는 사람들로 하여금 참여해 주십사 하는 의미가 더 큰 건 아닐까. 기부도 있겠지만.... 무언가 기부보다는 이렇게 하는 것도 나쁜 건 아닌듯하다.


지난 1년간, 그리고 지금까지도 내란, 외환, 국가 권력을 이용해 금전적 이득을 취했느니 안 했느니 여러 가지로 시끄럽다.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답답하고 짜증도 밀려온다. 그러고 보니 문득... 그가 살아 있었다면 작금의 사회를 바라보며 무엇이라 말할까 궁금해진다. 아마 그는 어떠한 언론이 인터뷰를 해와도 그저 침묵으로 일관할 것만 같다. 그게 그 답다고 느껴진다. 어느 언론사 인터뷰에서 과거 안기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던 때를 이야기한 것을 보았다. 자기를 몽둥이로 때리는 이들을 보며 "그들에게 미안했다. 나 때문에 이들이 죄를 짓고 있구나 생각했다"라고 했단다. 누구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보단 그저 좋아지기를 바라며 소위 높은 사람들보단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일반인들을 위로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던 그였다.


그의 그런 나지막 하지만 묵직한 그런 울림이 솔직히 그립다.


서로 내가 잘났네, 나는 잘못 없네 하며 자기 자랑과 남을 깎아 내리기 바쁜 사회 속에서 사실 그와 같은 묵직한 울림을 찾고 공감하기는 쉽지 않다. 그의 목소리를 직접 또는 방송에서 들어봤다면, 그가 이야기하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가 더 그리워진다.


음반의 성공 여부가 직접적으로 나와 관계가 있지는 않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그의 살아생전의 모습과 언행들, 세상을 떠나기 전 바라왔던 일들이 재단을 통해 묵묵히, 묵직하게 이어져가고 전달되기를 바랄 뿐이다. 8만 1700원이라는 돈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니지만 나의 작은 바람을 담아 버튼을 누른다.


C432939867_P.JPG 이미지출처: https://image.aladin.co.kr/img/img_content/C432939867_P.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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