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와 같은 삶이지만....
롤러코스터를 참 싫어한다.
남들은 짜릿한 맛에, 빠른 속도를 바로 마주치며 달리는 맛에 탄다지만 나는 그 두 가지 모두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나의 아내도 그렇고, 부모의 영향인지 두 아들 녀석들도 롤러코스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일하는 회사는 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 회사다. 따라서 매일 접하고 고민하는 주제는 바로 내일에 대한 것이다. 지금은 회사에 다니면서 존경받는 임원으로 있다 할지라도 곧 정년을 맞아 그 자리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 그 분들의 제2의 인생을 돕는 일이다.
재정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며, 취업은 또 어찌해야 할지, 관계나 여가는 또 어찌할지... 아무리 매뉴얼이 있고 아무리 뛰어난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담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찌하면 더 많은 것을 담아낼지, 아니면 다 제쳐두고 한 가지에 집중할지 등등을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말입니다... 중이 자기 머리 못 깎는다고, 정작 나 자신에 대해서는 살피기 어려운 게 아이러니하다.
가장 두려운 건 아내와의 이별이다.
아내가 먼저 죽음을 맞이한다면 나는 잘 추스르고 이겨낼 수 있을까. 아니면 내가 먼저 죽는다면 아내는 내가 없음에 슬퍼해주길 바라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면 아내의 힘듦이 죽어서도 생각나고 우리 둘 모두 괴롭지는 않을까.
항상 있을 거라 생각했고, 항상 있던 사람이 내 눈앞에 더 이상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래서 50대의 삶이란 부모님 또는 그 누군가와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할 준비를 해야 할 나이라고도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 구석 어딘가에 이별이라는 것을 담아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만 그 현실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아있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제 아무리 돈이 많고, 주변에 사람이 많다 한들 내가 견디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50대는 또한 인생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고 빛을 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직장 내에서 50대는 리더의 계층을 차지한다. 본인이 20~30여 년간 쌓아온 경험과 지식 등을 기반으로 리더십을 발휘해 실제 조직의 성과를 창출하고 책임져야 하는 위치다. 정년 퇴직 연령을 65세로 연장하겠다는 정책도 발표되면서 50대라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냐에 따라 65세까지의 삶도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50대에게는 가족에 대한 것들 외에도 조직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커다란 스트레스를 안고 힘들다는 말을 친구처럼 내뱉던 친구가 작년 말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쌓아 올린 무수한 성과들을 뒤로한 채, 그 성과의 결과물을 충분히 누려보지도 못한 채 말이다.
지금 사랑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50대의 삶이 롤러코스터처럼 예측할 수 없는 변화와 굴곡으로 가득하다 해도, 어떠한 삶을 살고 있든지, 누구를 위해 일하며 살아가든지... 내 가족과 친구들을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내 직장 동료들과 내 일을 더욱더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그래야만... 후회가 없을 듯하다.
롤러코스터는 여전히 싫지만, 이 변화무쌍한 50대라는 시간을 사랑으로 채워나가고 싶다. 그것이 바로 내가 택한 50대라는 삶의 자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