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권력의 상징인가 공유의 대상인가?

아들들에게 전하는 인사 4: 정보는 공유되고 활용될 때 의미가 있다.

by SOJEONG

리더로서의 직책은 결과를 책임지는 자리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앞서도 말했듯 '왜?'라는 것을 충분히 공감하게 만들고 한 방향을 바라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책무이기도 하다.


그래서 군대든 회사든 리더에게는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수많은 정보가 주어지고 그 정보를 이용해 달려가기를 원한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 이다.



소대장: 선임하사님 우리가 정복하기로 한 저 산을 정복하기 위한 기획안을 작성해서 보고해 주세요.

선임하사: 네?.... 아... 알겠습니다.

(며칠 후)

선임하사: 소대장님, 말씀하신 기획안입니다. 이 기획안의 목적은 A이고 목표는 1~3번입니다.

소대장: 선임하사님, 이거 기획안 쓰느라 수고 하긴 했는데 내가 이야기한 게 아니잖아요. 선임하사님이 잘 몰랐겠지만 내가 이 업무를 지시한 건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왜 내 의도를 이해 못 하시는 거죠? 차라리 내가 쓰는 게 낫겠습니다. (속으로: 어휴... 왜 제대로 알아서 못하는 거야... 스스로 알아서 캐치하지 못하나? 모르면 물어보던가)

선임하사: (속으로) 어휴.... 말을 해줬어야 알지. 팀장이면 다야?



군대를 예로 들어 설명했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이고, 어쩌면 앞으로도 수 없이 듣게 될 이야기 이기도 하다.


조직의 규모와 상관없이 리더로서의 직책을 맡고 있다면 "제발 부탁인데 알아서 좀 잘해줘"라는 말을 턱밑까지는 달고 산다. 아마 동기유발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이라고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소통 이전에 더 중요하건 바로 [정보의 공유로 생각과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다. 소통이 그 높이를 맞추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기는 하나 무엇을 위한 소통이어야 하느냐에 대한 질문의 답변일 수도 있겠다.


조선시대에서 리더의 권력은 '글자'에서 나왔다.

글자를 읽고 해석하고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들과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자인 것만 아는 서민 계층의 차이가 결국 권력을 쥔 자와 아닌 자로 나뉘었다. 그래서 최고 권력자의 깊은 뜻을 알리고 공유하고자 세종대왕께서는 한글을 만드시지 않았을까.


현대 시대에서는 '정보'가 그 권력을 대체했다.

정보를 빨리, 많이 아는 자가 타인보다 먼저 움직여 고지를 선점할 수 있고, 더 넓고 깊은 고민을 하고 아이디어를 도출하며 더 좋은 성과를 발휘하게 된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는 어느 누구나 정보를 알고 싶어 하고 어떻게든 캐내려 엄청난 노력을 투자한다.


정보

[ information, 情報 ]

생활 주체와 외부의 객체 간의 사정이나 정황(情況)에 관한 보고.


그래서 정보에는 반드시 생활 주체 → 객체 → 소식 → 평가 → 행동선택 → 효용 실현이라는 사이클(cycle:循環過程)이 있게 마련이며, 이를 ‘정보 사이클’이라 한다. 그리고 ‘정보의 효용’은 어떤 특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선택에 작용하는 유용성이다. 생물의 진화와 함께 정보의 개념도 복합화 ·고도화하여, 인간의 경우에는 언어나 문자와 같은 고도의 정보매체가 생산되었고, 정보는 인간이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 불가결의 생활용구가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정보 [information, 情報] (두산백과)




팀원 시절에는 일 처리 능력 (KSA: 지식, 기술, 태도)이 뛰어나 어느 날 팀장이라는 직책을 달게 되면 갑자기 확 고꾸라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팀장을 맡게 되면 그도 사람인지라 일종의 '권력욕'이 생기는 것이 그런 경우 중 하나이다. 즉, 직책을 맡게 되면 회사 내외부의 정보를 듣게 되고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정보의 깊이와 폭은 급속하게 달라진다. (일명 고급 정보라고 일컬어진다.) 리더는 바로 그 정보를 캐치하고 팀원들에게 공유하여 한 방향을 바라보게 만들어야 하는 역할과 타 부서와의 협력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이 추가적으로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보를 활용해 오히려 나의 지위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회사가 (또는 상사가) 리더들에게 어떠한 정보를 알리고 공유하는 것은 1) 현재 상황에 대해 알리는 것 2) 비즈니스를 추진할 때 잘 참고해서 회사의 방향성에 따라 추진하는 것 3) 회사의 성과 목표 달성에 활용해 주길 바라는 차원에서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를 듣게 된 권력욕을 가진 리더는 '나만 알고 있어야지.... 팀원들이 이것까지 알 필요는 없잖아? 내가 이걸 알려주면 내가 좀 불안해지는데?" 등등 리더만 알고 있어야 하는.. 차마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단정 짓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말 팀원들이 알면 심하게 동요되거나 특정한 개인 신상에 관한 정보와 같이 정말 말하기 어려운 정보들도 있는 것 또한 사실이긴 하다.


이게 누적이 되면 모두가 예측할 수 있듯이... "너희들이 이 사실을 모르니 일을 이따위로 밖에 못하지...." 이러한 말만 되뇐다. 나 혼자만 알고 있으려고 하니 팀원의 성장이 어디 있으며 성과는 또 어디 있으랴.... 목만 아플 수밖에....


회사와 직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A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데 구성원은 그걸 모른다. 또는 방향성은 알겠는데 왜 그러한 방향성으로 추진하고자 하는지 설명은 없고 무조건 하라는 식이다. 많은 기업들이 구성원들에게 "제발 회사(또는 리더)랑 같은 방향을 보고 한마음 한뜻으로 가주세요. 굳이 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거라 생각해요"라고 외친다. 이걸 들은 구성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내가 당신들 만큼 아는 정보도 없고 이야기도 안 해주는데 어떻게 한마음 한뜻이 되나요? 스스로 알아서 하면 나중에 또 어떤 걸로 딴죽 걸려고요?"라는 질문이 당연하게 나오지 않나? 중요한 건 왜 그러한 결론들이 도출될 수밖에 없었나 하는 배경에 대한 정보의 공유로 생각의 높이 &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무릇 정보는 공유되고 의도에 맞게 적용되고 활용될 때 지식으로 축적되고 실행의 힘을 더해준다.

abstract-networking-concept-still-life-arrangement.jpg 출처: Freepik.com

다행히 요즘은 스타트업 위주로 타운홀 미팅과 같은 행사들을 통해서 회사의 현황 정보를 공유하고 앞으로의 사업 추진 방향성을 이야기하며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는 사례가 많아진 것 같다. 즉, 회사 (또는 리더)가 알고 있는 정보와 구성원들이 회사에 대해 알아야 할 정보의 격차를 최소화해서, 한 방향을 바라보고 일사불란하게 스스로 알아서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동기부여가 아니라 스스로 잘 해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동기유발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정보의 공유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일단 정보의 공유를 통해 생각의 격차를 줄이게 되면 회사의 미션이 무엇인지, 비전이 무엇인지,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지에 대해, 왜 이렇게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합의와 동의가 이루어진다. 그래야만 훨씬 수월해지고 최소한 납득이라도 시킬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그렇게만 된다면 1) 회사가 이런 비전을 가지고 있으니 우리 팀은 이렇게 기여를 해야 하고 2) 그럼 나는 팀을 위해 이렇게 기여를 해야 할 테고 3) 이를 위해 나는 이런 역량을 더 키워야겠구나 하고 체계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 생각한다. 즉 스스로 움직이고 성장하도록 만드는 단초가 될 거라 믿는다.


나 역시 신입사원부터 까라면 까라는 식의 명령을 받고 그냥 무작정 업무를 처리했던 것에 익숙했던 사람이라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돌아보고 반성을 하고 있다. 그런 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테니....


아들들아,

또 한 번 강조하지만 구성원들이 나의 뜻대로 스스로 알아서, 기쁘게, 의욕적으로 일을 하게 만들려면 즉, 동기유발을 시키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들부터 풀어놓고 충분히 이야기해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보의 깊이와 폭이 비슷해져야만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아는 게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해주길 바라는가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무엇을 질문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