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와 유행, 그리고 본질

by SOJEONG

사람이 미래다,


한 대기업과 대통령을 지내셨던 분이 외쳤던 말이다.


인사와 교육업계에 종사하면서 어쩌면 이 말을 20년 넘게 외쳐왔던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의 일상, 기업의 미래 등등... 사람이 가져다주는 유무형의 가치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인사(HR)과 관련해 빠질 수 없는 것은 성과목표와 이에 대한 성과관리에 관한 이야기다. IMF의 이전과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이러한 성과에 관한 이야기를 함에 있어 언제나 그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람 즉, 인재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논한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성과를 정하고 관리하는 포인트가 달라진다. 이것은 그 시대상을 반영하는 일종의 유행이기도 하다.


인사 1.0의 시대는 단순히 말하면 "까라면 까", "나만 보고 따라와" 식이었다. 개개인의 장단점을 찾아 발전시켜 주기보다는 하라는 대로만 하는, 리더의 눈에 들면 그 눈밖에 나지 않는 한, 끝까지 함께 한다는 생각들이 유행이었다 볼 수 있다. 장점이라 한다면 리더 한 사람에게만 잘 보이면 웬만해선 나 스스로 사표 쓰고 나가야 하는 위험 부담은 크지 않았던 시절이기도 하다.


인사 2.0의 시대, IMF로 인해 명예퇴직 등등... 세상이 갑갑해지고 이른바 글로벌스탠더드가 이슈가 되면서 개인의 경쟁력이 자산이 되는 시기다. KPI, MBO 등등 성과 목표를 정해놓고 그 성과를 달성했느냐가 직장인으로서의 경쟁력을 좌우했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인 GE가 대표 사례로 떠오른다. 성과가 나지 않는 직원들은 가차 없이 솎아낸다. 장점은 어찌 됐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개인적으로 따로 시간을 들여 교육을 받고 경쟁력을 높인다. 기업은 개인의 역량 수준이 높은 직원들을 보유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이에 반해 '나'는 없어지고 오로지 성과로만 내 가치가 평가되니 자괴감에 빠지거나 하는 일들도 생겨났다.


인사 3.0의 시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출시하며 급작스럽게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강조한다. 물론 이것이 과거에 전혀 없었던 이야기는 아니지만 관점이 좀 다르다. 사람을 보는 관점이 채찍과 당근으로 대표되는 2.0의 시대가 아니라 가치가 더 중요하게 부각된다. 개인이 가지는 가치, 공유하며 일하고, 수평적 조직문화가 발전했고 개개인의 창의성과 함께 목표를 향해 함께 가자고 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조직문화가 강조된다. '송파구에서 일하는 11가지 법칙'과 같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점은 개인을 중요시하면서 가치를 생각하는 방향성을 고민하는 것 등등이지만 이에 반해 아이러니하게 타인에 대한 배려, 예절, 존중 등 동료 사이에 있었던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퇴색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우려들도 있다.


사회의 많은 것들 중에 한두 가지 큰 변화가 생기면 유행처럼 사람에 대한 관점, 기업이 인재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한 방법론들도 유행처럼 변화한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어느 한순간에 생긴 것은 아니며 사회의 변화, 교육의 변화 등등 수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 하지만 개인의 일상을 돌아볼 때 기업의 인재상의 유행과는 차이를 보인다.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고, 너무나 빠른 변화 속에 갈 길을 찾기 어려워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다 보니 용기를 잃지 말라며 수많은 자기 계발서들이 쏟아져 나며, 앉아서 1억 버는 방법 등등... 너무나 쉽게 내던져지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그래도 그 유행 속에 오로지 놓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나' 자신일 수밖에는 없다. 그것을 내려놓는 순간 두 갈림길이 100가지 갈래의 길이 생겨 어디로 가야 할지 혼란스러워진다. 이 회사가 좋을지 저 회사가 좋을지... 이 직업이 좋을지 저 직업이 좋을지 헛갈린다. AI 기술의 발전과 수많은 교육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생기는 부작용도 있다. 마치 AI만 개발할 줄 알면 대학도 맘대로 들어가고 직장도 골라서 갈 수 있다는 사기꾼들도 생겨났다. AI를 도구로서 활용하는 방법,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는 민간 학원이든 정부든 AI 기술을 가르치는 데에 몰두해 있다. 그것이 유행의 부작용의 사례이기도 하건만, '나'보다는 기술인으로 만들고자 한다. 물론 사업적으로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큰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썩 달갑지는 않다.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 어떠한 유행이 오더라도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오로지 '나'이다. 나라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아 타인과 함께 완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인간에게 창의성이 요구되고, 협력과 윤리, 혁신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를 찾는 것, 찾았다면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돕고 그것이 가치를 부여받는 날들이 유행처럼 다가오기를 오늘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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