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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JEONG Nov 15. 2023

잃어버리지 않을 기억들

사진이 나에게 주는 의미

가끔 무료해질 때, 우울해질 때면 의례히 과거 사진 앨범을 들춘다.


사진 앨범 속에 있는 나, 그리고 가족들, 친구들... 모두가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이는 없다.


그래서 사진이라는 존재의 의미는 내가 행복했던 순간을 담고 있는 블랙박스와 같다. 사진을 찍는 혹은 찍히는 순간은 우리가 그 시절 그 순간에 함께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내가 사는 집에 불이 났다 하더라도 앨범 하나 정도는 꼭 챙겨 가리라. 내가 아기였던 시절은 내 기억에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없이 소중하다. 사진을 스캔해서 클라우드에 저장을 해놓자고 여러 번 다짐을 했지만 선뜻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제는 나이 들어 하루하루 잔병치레하는 부모님의 젊고 환한 얼굴은 사진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이 되어버렸다. 부모님께 폭 안겨 잠들어 있는 나의 모습도 이제는 다시 구현해 낼 수 없는 시절이다. 


휴대폰, 책 등등은 다시 구매해서라도 복구가 가능하다지만 추억 속의 사진은 도무지 복구해 낼 방법이 없다. 


내 클라우드 저장소에는 내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가득하다. 태어났을 때 분만실에서 크게 울어재끼는 동영상이며, 애교 섞인 모습으로 V를 그려주는 올망졸망한 모습, 무엇이 그리 좋은지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들이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살아간다지...


하루하루 살아가는 동안 모든 것들은 추억의 이름으로 남고, 그것이 좋은 것이었든 싫은 것이었든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들이기에 머리와 가슴에만 존재한다. 그래서 그 소중한 순간들을 오래 추억하고 기억하고 싶어서 기술은 발전하고 각종 유튜브 영상들이 넘쳐나는 이유들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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