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게으른 참고래 Apr 20. 2021

오늘이 장애인의 날(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래요.

D - 67, 토망고가 도착했다.

음.. 제대로 한 건지 잘 모르겠다. 앞글자만 계속 봤다.

오늘도 한 문제가 이미 알고 있는 걸 못 쓴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역순으로 헷갈리거나 애매하게 아는 내용들을 노트에 옮겨 썼다. 18단원부터 시작해서 10단원까지 했다. 그리고 틈틈이 평소에 거슬렸던 키워드들('윤리', '뒷받침', '내부감사기구' 등)을 워드에서 Ctrl + F로 검색해서 싹 정리했다. 마음이 좀 편해진 것 같다. 목요일부터 시험이 있어서 내일은 시험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뭐, 2시간이면 다 보겠지.. 그렇지..?




성령 충만한 아침식사.

7시 10분에 일어나 교회로 출발했다. 생각보다 멀었다. 다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야 할 것 같다. QR코드 체크인을 하고, 손 소독을 한 후 식당으로 향했다. 이미 5명 정도의 학생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탁마다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방역에 많은 신경을 쓰시고 있는 듯했다.


사실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다들 맛있다고 하긴 하던데. 그냥 적당하게 만족스러운 정도의 식사를 기대하고 갔는데, 상상 초월이었다. 제육볶음에 상추라니. 황태껍질부각도 주셨다. 이것도 내가 좋아하는 건데. 제육볶음과 황태껍질부각은 직접 담아서 주시고, 마늘쫑, 상추 등 채소반찬은 각자가 먹을 만큼 담아가는 방식이었다. 경건한 마음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무신론자도 성지순례를 떠나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맛이었다. 근데 기도를 안 했네. 내일은 기도를 하고 먹어야겠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청나게 든든한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수업이 없다. 비즈니스 영어는 수행평가를 하는 조만 출석을 하라는 공지가 있었고, 국제재무관리는 시험 범위를 정리해주는 날이라 듣고 싶은 사람만 들으라는 식이었다. 적당히 듣다가 나왔다. 혼자 보지 뭐.




혼자 공부를 하고 있자니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토망고가 도착했다. 이번에는 짭짤이토마토처럼 마지막에 남은 녀석들이 상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1kg만 구매했다. 구매처는 쿠팡. 가격은 역시나 엄~청 건방지다. 짭짤이토마토보다 비싸..


색이 이쁘다.


사실 토망고가 뭔지도 몰랐는데, 저번에 쓴 짭짤이토마토 글에 한 작가분께서 토망고도 건방진 녀석이라고 추천해주셔서 먹어보기로 결심했다. 찾아보니 토마토를 키울 때 흙에 사카린 비슷한 녀석인 스테비아를 잔뜩 뿌려서 키운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토마토가 자체적으로 강한 단맛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말만 들어도 정말 맛있을 것 같다. 사카린을 잔뜩 뿌려서 키운 토마토라니.. 


허겁지겁 박스를 열다가 가위에 베였다. 뭐든지 급하게 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맛은 진짜 그냥 싱싱한 토마토에 올리고당을 뿌린 맛이었다. 달고 시원하고 아주 좋았다. 제로사이다에 넣어서 화채를 만들까 살짝 고민도 했는데, 비싼 녀석이니 그냥 먹는 게 낫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는 대저토마토가 조금 더 내 취향인 것 같다. 대저토마토는 정말 진하고 과즙이 가득한 느낌이라면, 이 녀석은 가볍게 즐기기 좋은 느낌? 그냥 둘 다 먹고 싶다. 돈 많이 벌면 둘 다 쌓아놓고 먹어야지.




몰랐는데 오늘이 장애인의 날이라고 한다. 


장애인의 날에 대한 기억이 하나 있다. 고등학교시절 자습시간이 끝나고 기숙사에 누워 있었는데, 오늘이 장애인의 날이라며 친구들이 우르르 몰려와 나에게 축하를 해 줬다. 마이쮸도 하나 선물로 받았다. 당시에는 그 상황이 정말 웃기고 재밌었는데, 나중에 곱씹어보니 조금 상처가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마 이때는 조금 우울했거나 힘든 일이 있었겠지. 지금은 유쾌한 추억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직도 미안해하는 친구들이 있던데, 안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미안해.


장애인의 날에 어떤 특별한 일이 있는지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봤다. 대통령이 SNS에 글을 올리셨고, 장애인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뉴스들이 많이 올라왔다. 서울시장은 장애인단체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일부 기업들이 기부를 했다(하이트 진로, 현대엔지니어링, 서울주택공사, LIG 등등..). 코빗이라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1억 60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기부했다고 한다. 어떤 기업들은 장애인 관련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한다(11번가, 로드오브히어로즈 등..). 고려대 의료원에서는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광주시와 충남, 전남 등등 다양한 지역에서는 장애인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다.


장애인의 삶 개선을 위한 법안도 발의되었다. 장애아동 가정위탁 관련 법안, 장애인의 키오스크 등 무인화기기 활용에 관한 법안, 장애인과 여성의 창업을 지원하는 법안 등이다. 


뭐가 많네. 그냥 달력에만 적혀서 조용히 지나가는 날인 줄 알았는데, 세상은 생각보다도 열심히 돌아가는구나 싶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이제는 안 까먹을 듯.

매거진의 이전글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