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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Jul 16. 2024

로컬 비즈니스? 이미 하고 계세요

로컬 비즈니스? 이미 하고 계세요


"내가 로컬 비즈니스를 하고 있나요?" 강연 중 자주 듣는 질문이다. 로컬 비즈니스의 정의는 간단하다. 특정 지역이나 동네 시장이 당신의 주요 시장이라면, 즉 주 고객층이 특정 지역 주민이라면 당신은 로컬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경우 로컬 성격이 더 강하지만, 반드시 매장이 있어야만 로컬 비즈니스인 것은 아니다. 온라인으로만 운영하더라도 주 고객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면 그것 역시 로컬 비즈니스로 볼 수 있다. 즉, 로컬 비즈니스의 핵심은 '지역 기반의 고객층'에 있다.


최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로컬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역성과 창의성을 결합한 로컬 비즈니스들이 차별화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O2O 시장의 성장과 함께 하이퍼로컬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동네 상권을 기반으로 한 로컬 비즈니스들의 성장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로컬 비즈니스 중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창업한 사업가를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로컬 브랜드는 이러한 로컬 비즈니스 중 완성도가 높고 로컬 차별화를 브랜딩 방식으로 선택한 기업을 말한다. 이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콘텐츠와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브랜딩을 실현한 기업으로, 로컬 비즈니스의 가장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은 지역 기반의 비즈니스가 콘텐츠 생산과 차별화된 브랜딩을 통해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는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


로컬 브랜드는 단순히 지역에 기반을 둔 사업을 넘어, 지역 경제와 문화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매장 운영 여부와 B2B 또는 B2C 여부를 기준으로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앵커스토어는 매장을 직접 운영하며 주로 B2C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유형이다. 공간 기반의 비즈니스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킨다. 대전의 '성심당'은 지역을 대표하는 베이커리로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서울 연희동의 '사러가쇼핑센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는 슈퍼마켓이다.


둘째,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는 매장 운영 여부가 다양할 수 있으며, 주로 B2C 모델을 가진다. 지역 문화에 기반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주의 '한복남'은 매장을 운영하며 소비자에게 직접 한복을 대여하고 있고, 양양의 '서피비치'는 서핑 관련 제품 판매와 함께 서핑 강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B2C 비즈니스다.


셋째, 인프라 비즈니스는 주로 매장을 직접 운영하지 않으며, B2B 또는 B2B2C 모델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로컬 경제의 기반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주의 '제주 인 매거진'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며, 지역 서점을 대상으로 하는 B2B 모델을 가진다. 시흥의 '동키마켓'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로컬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B2B2C 모델을 가지고 있다.


로컬 브랜드의 중요한 기능으로 '로컬 플랫폼'의 역할을 들 수 있다. 로컬 플랫폼은 지역의 다양한 자원과 인재를 연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특히 '앵커스토어'는 로컬 플랫폼의 핵심 요소로, 혁신성(비즈니스 모델), 지역성(지역 다움과 기반), 문화성(문화적 임팩트)을 결합하여 상권의 공공재를 제공하는 상업시설이다. 앵커스토어는 유동인구를 유치하고, 필요한 시설을 제공하며, 상권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대전의 성심당이나 연희동의 사러가쇼핑센터가 대표적인 앵커스토어의 예다.


로컬 브랜드의 발전은 '크리에이터 타운'의 조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크리에이터 타운은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 살며 일하는 공간으로, 일과 삶, 여가가 융합된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도시 계획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울 연희동의 '파트먼트 연희', 서교동의 '크리에이터 타운 서교', 부산 영도의 '끄띠 봉래', 목포의 '괜찮아마을', 공주 제민천의 '마을스테이 봉황재', 군산 월명동의 '술익는 마을' 등이 이러한 크리에이터 타운의 사례다. 이들은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창의적인 인재들이 모여 살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공간을 제공한다.


로컬 브랜드의 성공을 위해서는 '로컬 기술'이 필수적이다. 로컬 기술이란 '지역다움'을 찾고 키우는 능력으로, 로컬의 특성을 사업에 접목하는 기획력,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의 콘텐츠를 장소와 공간에 구현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로컬 기술은 단기간에 습득하기 어려우며, 지속적인 노력과 경험이 필요하다.


로컬 브랜드의 성장 전략은 'Scale Deep'에서 'Scale Up'으로 이어지는 2단계 전략이다. 로컬 브랜드는 일반적으로 Scale Deep을 통해 로컬 자원 활용과 지역 사회 연계를 통해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구축하고, Scale Up으로 지역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전국 시장으로 확장한다.


Scale Deep 전략의 핵심은 지역 고유의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복제 불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모델로는 로컬 콘텐츠 기획을 통한 브랜드 커뮤니티 구축, 랜드마크 공간을 활용한 크리에이터 타운 조성, 로컬 메이커스페이스 중심의 로컬 콘텐츠 생태계 구축, 지역 문제 해결을 통한 소셜 비즈니스 네트워크 형성 등이 있다.


Scale Up 전략은 로컬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전국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모델로는 Local to Local(한 지역 내에서 사업 규모를 확장), Local to Multi-Local(로컬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면서 다른 지역으로 확장), Multi-Local to Multi-Local(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로컬 비즈니스를 전개), Local to Global(로컬 시장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타 지역에 적용) 등이 있다.


로컬 브랜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로컬과 전국 시장을 관통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정립, 로컬 생태계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한 전국적 영향력 확대, 성장 단계에 걸맞은 경영 시스템과 인재 육성 체계 구축, 장기적 비전 아래 단계적 성장 로드맵 수립과 실행, 로컬 브랜드 성장의 핵심 동력인 '사람'에 대한 지속적 투자 등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로컬 브랜드의 성공은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비즈니스와 결합하는 창의적 혁신에 달려있다. 단순히 지역에 기반을 둔다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자원을 깊이 이해하고 이를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핵심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로컬 브랜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독특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로컬의 재발견과 창의적 혁신은 앞으로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더욱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며,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이 미래의 주역이 될 것이다.


<참고문헌>

어반플레이. (2019). 로컬전성시대. 서울: 어반플레이.

모종린. (2021).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서울: 알키.

Kim, S., & Kim, A. (2022). Research: How Entrepreneurship Can Revitalize Local Communities. Harvard Business Review.

https://hbr.org/2022/01/research-how-entrepreneurship-can-revitalize-local-commun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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