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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Jul 02. 2024

로컬 브랜딩과 도시 브랜딩을 구분하는 이유

로컬 브랜딩과 도시 브랜딩을 구분하는 이유


지역의 소상공인은 최근 로컬 브랜딩이란 단어를 자주 접한다. 다소 생소하지만 로컬 브랜딩은 오랜기간 지역에서 활용된 도시 브랜딩과 연관해 생각하면 전적으로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로컬 브랜딩과 도시 브랜딩은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도구로 주목받아 온 장소 브랜딩의 유형이다. 즉, 장소 브랜딩이 상위 개념이며, 맥락에 따라 로컬 브랜딩 또는 도시 브랜딩으로 구체화된다고 볼 수 있다.


이 글에서 로컬 브랜딩과 도시 브랜딩을 구분하는 이유는 실용적인 목적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로컬 브랜딩'이라는 명칭으로 지역의 창조 커뮤니티 구축을 지원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로컬 브랜딩 개념은 정부의 정책적 접근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정의나 방법론을 채택하든, 로컬 브랜딩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문화를 창의적으로 발굴하고 활용하는 전략적 과정이다.


로컬 브랜딩과 도시 브랜딩은 각각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며, 이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효과적인 장소 마케팅 전략 수립에 중요하다.


로컬 브랜딩은 로컬 콘텐츠를 활용하여 차별화된 정주 여건과 지속 가능한 로컬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사업이다. 반면 도시 브랜딩은 도시 전체의 이미지와 평판을 전략적으로 관리하여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종합적인 활동이다.


광명시의 '지역의 맛과 멋, 로컬 브랜딩' 슬로건은 로컬 브랜딩의 본질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슬로건이 지역의 고유한 자원(맛과 멋)을 활용해 도시를 차별화하는 로컬 브랜딩의 핵심 개념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로컬 브랜딩이란 '지역의 자산을 활용해 그 지역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로컬 브랜딩 과정을 일반적인 브랜딩 절차에 따라 설명한다. 이 절차는 목표 설정, 현황 분석,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 브랜드 포지셔닝,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실행 계획 수립, 그리고 모니터링 및 평가의 단계로 구성된다. 이러한 체계적인 접근은 일관된 브랜드 가치와 메시지를 유지하면서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해준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이 브랜딩 절차를 기준으로 로컬 브랜딩과 도시 브랜딩의 특성을 비교 분석하고, 로컬 브랜딩의 대표적 사례로 에피그램의 로컬 프로젝트를 자세히 살펴본다.


로컬 브랜딩과 도시 브랜딩의 비교

목표 설정 단계에서 로컬 브랜딩은 지역 차별화를 통해 강한 로컬 브랜드와 특색 있는 도시 환경 구축, 그리고 차별화된 정주 여건 조성을 목표로 한다. 반면 도시 브랜딩은 도시 전체의 이미지 개선, 투자 및 관광객 유치, 인재 확보 등을 주요 목표로 삼는다.


현황 분석에서 로컬 브랜딩은 각 지역의 고유 자산, 문화, 산업, 로컬 브랜드, 그리고 현재의 정주 여건을 세밀히 조사한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 전체의 이미지, 경쟁력, SWOT 분석 등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 시 로컬 브랜딩은 각 지역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만들고, 이를 정주 환경에도 반영한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단일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집중한다.


브랜드 포지셔닝에서 로컬 브랜딩은 지역별 차별화 전략과 함께 독특한 생활양식을 제안한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 전체의 통합 포지셔닝을 수립한다.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 시 로컬 브랜딩은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채널과 메시지를 활용하며, 지역 주민과 잠재적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커뮤니케이션도 포함한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 전체의 일관된 메시지를 글로벌 채널로 전달한다.


실행 계획에서 로컬 브랜딩은 지역별 로컬 브랜드 육성 및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정주 환경 개선 사업을 포함한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 전체의 통합 마케팅 캠페인이나 대규모 이벤트에 주력한다.


평가 단계에서 로컬 브랜딩은 각 지역 브랜드의 성장, 로컬 경제 활성화, 그리고 주민 만족도와 인구 유입을 측정한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 전체 이미지 개선, 투자 유치, 관광객 증가 등을 주요 지표로 삼는다.


에피그램 로컬 브랜딩

로컬 브랜딩의 대표적 사례로 에피그램의 로컬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소멸 위기의 지역 소도시를 지속가능한 힙플레이스로 브랜딩 하고, 동시에 에피그램 브랜드의 '로컬, 전통, 일상' 가치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피그램은 잠재력 있는 소멸 위기 지역을 선정하고, 1년간 지자체와 협력하여 지역의 자산, 문화, 산업을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 특성을 반영한 고유 아이덴티티를 개발하는데, 예를 들어 강진의 청자색을 패션 디자인에 반영하는 식이다.


에피그램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수립하고, 이를 자사 매장에서 소개한다.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는 팝업 스토어, 올모스트홈 스테이, 로컬 브랜드 지원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하여 지역 특성을 알린다.


실행 계획은 팝업 스토어 운영, 올모스트홈 공간 운영, 로컬 브랜드 지원을 통해 브랜드 경험 제공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특히 에피그램의 로컬 프로젝트는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에도 기여한다. 올모스트홈 스테이와 같은 시설은 지역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조성하고, 이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기능한다. 또한, 로컬 브랜드 지원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젊은 세대의 유입을 촉진하고 지역의 생활 여건을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평가 지표로는 지역 활성화 기여도를 주로 삼아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한다. 여기에는 로컬 브랜드의 성장, 지역 경제 활성화 정도, 그리고 주민 만족도와 인구 변화 등이 포함된다.


에피그램의 로컬 프로젝트는 단순한 마케팅 전략을 넘어 로컬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CSV(Creating Shared Value) 활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로컬 브랜딩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보여준다.


로컬 브랜딩은 정부나 대기업의 역할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반 시민과 상인도 참여해야 성공할 수 있다. 브랜딩은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할 수 있다. 우리 지역에는 브랜드나 정책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어떤 자원이 있을까? 모든 지역에서 활성화되어 있는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되어 추진할 수도 있다. 환경, 대중교통, 교육, 의료 등 공동체 문제에 지역 자원의 사업화를 의제로 추가하면 된다.  


로컬 브랜딩의 강점은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도시의 다양성을 높이고, 실질적인 로컬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도시 브랜딩은 도시의 전반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접근법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이상적으로는 두 전략이 조화롭게 결합될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도시 전체의 비전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도시 브랜딩과, 각 지역의 고유한 브랜드를 육성하는 로컬 브랜딩이 서로 보완적으로 작용한다면, 도시는 더욱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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