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1인 브랜드가 되는 세상으로 간다고 합니다. 1인 브랜드 현상은 크리에이터와 프리랜서 분야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소상공인이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왔다, 네이버의 슬로건입니다. 서울시도 지역 소상공인을 로컬 브랜드로 양성하는 로컬 브랜드 상권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럼 나의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요? 브랜드 서적에 등장하는 나의 브랜드 소재는 나다움, 나의 소명의식, 나의 의미, 나의 스토리입니다(우승우·차상우, 2017; 임택수, 2018; 최장순, 2020; 박요철, 2019).
내가 어떤 소재를 활용하든 나를 브랜드로 만들려면 나를 어떻게든 표현하고 차별화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나의 브랜드는 나 자신의 표현이자 차별화입니다.
나의 브랜드가 시장에서 가치를 창출하려면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브랜드 문헌은 내가 나의 브랜드를 어떻게 유지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조언합니다. 브랜드 자체를 소비자에 대한 명확한 약속으로 정의하듯, 키워드는 진정성입니다(임택수, 2016). 진정성이 팬덤을 만들고, 진정성 유지가 팬덤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진정성이 요구하는 일관성이 쉽지 않습니다. 확장 욕구가 문제 중 하나입니다. 자신이 설정한 브랜드에 만족하지 않고 더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입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 브랜드의 진정성이 훼손됩니다.
그런데 브랜딩에 앞서 할 일이 있습니다. 브랜딩에 들어가기 전에 나에게 무언가 브랜딩 할 만한 가치나 이야기가 있다는 가정을 점검해야 합니다. 내가 브랜딩해야 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아니 더 정확하게 표현해 무엇인지 질문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퍼스널 브랜드를 상업적 목적으로 개발한다면, 브랜딩으로 차별화해야 하는 나 자신은 나의 콘텐츠입니다.
리테일 산업에서 콘텐츠란 ‘브랜드, 프로덕트, 공간, 커뮤니티 공공재 등 유/무형 혼합 콘텐츠를 포함한 다양한 유형의 아웃풋 Output(생산물)’으로 정의합니다.
현 단계에서 나의 콘텐츠란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쉽게 만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내가 직접 만들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쉽게 못 만드는 콘텐츠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만든다고 해서 반드시 예술작품, 공예품, 문화 콘텐츠, 스토리, DIY, 음식, 디자인, 인테리어 등 창업자가 직접 상품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안, 기획, 편집, 사업계획서, 장기발전계획 등 여러 가지 유무형 자원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계획’을 만드는 능력도 포함됩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중심의 산업사회는 뭔가를 직접 만드는 ‘기술자’보다는 기존 자원을 동원해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기획자’를 중시했습니다.
하지만 지식정보경제, 라이프스타일 경제에서는 기획 능력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기획을 하더라도 직접, 또는 주변의 도움으로 쉽게 만드는 것을 기획해야 합니다.
그럼 질문합니다. 그럼 여러분은 무엇을 직접 만들 수 있나요? 저에게 질문하면, 저는 학술 논문인 것 같습니다.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배운 것은 논문 쓰는 방법입니다. 그 기술을 학위 논문, 그리고 졸업 후에는 학술 논문을 응용하고 발전시킨 것 같습니다.
제가 대중적인 글을 쓰지만, 대중적인 글도 논문 스타일의 글입니다. 어떤 설명이 잘되지 않는 현상을 포착하고,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설을 제시하고 이를 논리와 자료로 검증하는 형태의 글을 씁니다.
시, 소설, 에세이 등 논리보다는 감성, 감정, 흥미에 어필하는 글은 제가 쓸 수 없는 글입니다.
여러분도 교육과 훈련 과정에서 무언가를 만드는 방법을 배웠고 이를 창업 아이템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여러분이 이미 배운, 아니면 앞으로 배우고 싶은 기술이 여러분의 기본 콘텐츠입니다. 개념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이를 ‘배운 기술’이라고 불러 봅니다.
나의 콘텐츠는 물론 ‘배운 기술’로만 채워지지 않습니다. 사실 앞의 단어 ‘나의’가 더 중요한 단어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나의’의 정확한 의미는 나다움입니다. 나다움을 배운 기술로 제작한 콘텐츠가 ‘나의 콘텐츠’입니다. 여러분이 MZ세대면 나다움 개념에 익숙합니다. 나다움은 나의 취향, 나의 가치관, 나의 세계관, 나의 라이프스타일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더 간단하게 표현하면 내가 좋아하는 것입니다. 많은 창업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모으거나 구현하기 위해 창업합니다. 그런데 나의 내면 속에 숨어 있는 ‘나다움’은 표현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표현할 수 있어야 나에게 계속 나다움에 대해 확신을 줄 수 있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내가 나에게 나다움을 표현하지 못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타인에게 설명하고, 타인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로 만들 수 있겠어요.
여기서 나다움은 개인 심리학에서 말하는 자아의식이 아닙니다. 개인 심리학이 강조하는 나다움은 개인의 심리적 자아입니다. 소외, 열등감 등 나다움을 위협하는 요인도 심리적 형태로 나타난다고 봅니다.
개인 비즈니스에서 필요한 나다움은 자아의식의 사회적 표현입니다. 나만의 라이프스타일 요구를 촉발하는 자아의식, 타인이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아의식의 표현입니다.
저는 나다움에 가장 근접한 개념이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삶의 방식으로 번역되는데요, 나다움이 나의 라이프스타일이라면 생활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나다움에 기반한 콘텐츠 개발의 영역이 확장되는 거죠.
사회학에서는 라이프스타일을 특정 계층이나 그룹이 공유하는 생활방식으로 정의합니다. 일반적으로 주목받는 라이프스타일은 지배 계급의 라이프스타일입니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도 라이프스타일을 부르주아 계급이 계급적 취향과 정체성을 구별하는 수단으로 이해했습니다.
여러분이 나다움과 라이프스타일에 관심이 있다면 그 라이프스타일은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류사회나 지배계급의 라이프스타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검증된, 지속 가능한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을 말합니다.
라이프스타일의 대안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차별화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남이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로는 나를 차별화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사람이 주류 문화 안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지만 그것이 가능할까 자문하게 됩니다.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는 물질주의와 탈물질주의 기준으로 주류와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을 분류합니다. 주류 문화는 물질을 추구하는 부르주아입니다.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은 물질 외의 다른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서구 라이프스타일 역사를 부르주아(18~19세기)에서 보헤미안(19세기), 히피(1960년대), 보보(1990년대), 힙스터(2000년대), 노매드(2010년대) 순으로 진화한 역사로 설명합니다.
보헤미안은 예술과 자연에서 물질의 대안을 찾습니다. 히피는 본격적으로 물질주의에 반기를 들고 적극적으로 자연과 커뮤니티 가치를 추구합니다. 부르주아와 보헤미안의 변증법적 결합을 의미하는 보보에게 가장 중요한 탈물질은 인권, 환경,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다.
히피 운동의 후계자로 볼 수 있는 힙스터는 도시에서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경제 영역을 구축합니다. 힙스터에게 중요한 가치는 창조적인 방식으로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대안을 모색하는 것입니다. 공유 경제의 부상으로 확산되는 노마드는 이동성(Mobility)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습니다.
대안적 라이프스타일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물질과의 공존을 추구하는 것은 보보입니다 노마드는 공유적 생산과 소비를 통해, 즉 새로운 방식으로 물질적 성공을 추구합니다. 힙스터 또한 자본주의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기보다는 자본주의 내에서 독립적인 영역을 개척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세요? 대안적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시나요?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좋아하는지 알려주는 테스트가 있어 소개합니다.
https://www.nexusbook.com/qr/etc/life/index.asp
대안문화는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지역 문화 등 다른 분류 방법도 많습니다. 중요한 건 나다움의 사회적 표현입니다. 나의 나다움이 타인이 인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라이프스타일로 표현될 때 나다움에 기반한 개인 브랜드의 진정성과 사업성이 동시에 높아집니다.
정리합니다. 퍼스널 브랜드는 나 자신의 표현, 즉 나의 콘텐츠의 표현입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나의 콘텐츠는 배운 기술과 나다움의 교집합에서 찾고 개발해야 합니다. 나의 기술과 나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나의 콘텐츠입니다. 이렇게 도출한 콘텐츠를 카피, 이미지, 스토리, 디자인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차별화하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입니다.
<참고 문헌>
김키미, 오늘부터 나는 브랜드가 되기로 했다, 웨일북스, 2021
박요철, 프랜차이즈를 이기는 스몰 브랜드의 힘, 2019
우승우, 차상우, 창업가의 브랜딩, 북스톤, 2017
임태수, 날마다, 브랜드, 안그라픽스, 2016
임태수, 브랜드적인 삶, 안그라픽스, 2018
최장순, 의미의 발견, 틈새책방,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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