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아트 메이커스페이스
포항은 보행으로 연결되는 '골목도시'가 아니다. 전체적으로는 북구와 남구로 분리된 자동차 도시다. 상대적으로 작은 도심이지만, 심리적으로 걷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자동차 도시에 희망이 있다면 남구 효자역과 북구 구포항역을 연결하는 9.3km 길의 철길숲이다. 포항시가 운영 중단된 동해남부선 철길에 23만㎡ 규모의 공원을 조성했다.
과연 철길숲이 포항의 경의선숲길이 될 수 있을까? '장사하기 좋은 공원'의 효과는 효자역 부근에서 작동하고 있다. 효자시장 부근 효리단길이 포항을 대표하는 골목상권으로 자리 잡고, 남쪽 형산강 장미원 부근에도 상권이 들어섰다. 남쪽 지역은 따로 부르는 이름이 없는 것 같다.
효자역은 철도 분기점이다. 효자역에서 제철소로 가는 괴동선이 아직도 화물선으로 운영 중이다. 실생활에서 분리되어 있는 북구, 남구, 제철소가 철도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도심 철도망, 앞으로 포항이 보행 도시가 되려면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자원이다.
포항 원도심을 통과하는 철길숲은 아쉽게도 상권을 통과하지 않는다. 걷기 좋은 길이지만, 아직 장사하기 좋은 길로 기능하지 못한다.
그래도 보행으로 연결된 도심은 큰 희망을 준다. 포항시가 철길숲 주변에 문화시설에 투자해 포항 보행 연결망의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하나의 대안은 스틸 아트 메이커스페이스를 유치하는 것이다. 포항시립미술관이 북구 영일대 지역에 있으니, 효자역과 도심에 가까운 위치에 공예, 크래프트, 콘텐츠 등 메이커 문화를 지원하고 보급하는 '제2의 포항미술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그리고 철길숲에서 스틸 아트 페스티벌을 자주 열자. 스틸 아트를 순수 예술에 한정할 필요가 없다. 철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들어 보도록 하자. 스틸 관련 디지털 콘텐츠까지.
포항은 지난 30년 제2의 포스코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산업에 눈을 돌리기 전에 포항을 대표하는 콘텐츠인 스틸을 더 다각적으로 활용해 보자.
스틸 소비재 산업은 거대 산업이다. 가구, 조명기구, 스포츠용품, 주방용품, 소품 등 스틸이 들어가는 소비재 상품이 수없이 많다.
우선 스틸 공예, 스틸 크리에이터로 시작해 스틸 콘텐츠를 사업화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를 육성해 보자. 스틸 콘텐츠 사업화 기술을 훈련하고 보급하는 기관이 스틸 아트 메이커 스페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