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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Jan 08. 2019

홍대 문화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찾은 기업들


여러분은 ‘홍대’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십니까? 유흥가? 젊은이들의 거리? 인디 음악? 미술? 이런 것들을 떠올리실 겁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홍대 골목에는 저렴한 클럽, 술집, 식당, 옷 가게가 많아서 홍대는 젊은이들이 즐길 수 있는 소비의 공간입니다. 거리 공연을 하는 인디 뮤지션을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인디 음악 동네이기도 하죠. 미대로 유명한 홍익대학교 주변에 작업실, 학원, 갤러리가 들어서면서 홍대 하면 미술이 떠오르는 것도 당연합니다.


그런데요, 홍대를 연상시키는 이 서로 다른 키워드 속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많은 창업가와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홍대 골목길의 비밀이기도 하죠. 그게 뭘까요?     





홍대 골목길의 비밀, Culture

바로 ‘문화’입니다.

홍대는 음악, 미술, 디자인, 출판 등 예술을 중심으로 형성된 ‘홍대만의 문화’가 존재합니다. 이 문화자원, 컬처(Culture)는 성공하는 골목길의 6가지 조건인 C-READI, 즉 문화자원(Culture), 임대료(Rent), 첫 가게(Entrepreneur), 접근성(Access), 공간 디자인(Design), 정체성(Identity) 중, C를 의미합니다.

2016년 서울에서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핫플레이스는 홍대였는데요, 외국인이 선호하는 청년문화, 공항철도 한 번으로 서울 도심까지 들어올 수 있는 접근성, 다양한 공간 디자인을 연출한 외국음식점, 외국여행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게스트하우스 등 홍대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강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홍대 거리가 매력적으로 꼽히는 이유는 대체 불가능한 홍대만의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풍부한 예술적 감각의 집결지, 홍대 미대

사실 홍대 고유의 문화예술 정체성 형성에는 국내 최대 미술대학을 보유한 홍익대학교의 역할이 컸습니다. 1980년대 화랑과 작업실, 미술 전문서점 등이 들어서면서 문화예술인들이 모여들었죠. 이후 대형 미술학원 거리가 조성되고 창작활동을 하는 화가, 실험 예술가 등이 모이면서 홍대 골목문화가 시작됐습니다. 미대생들을 중심으로 홍대는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이 되었죠.      





개성과 다양성을 표출하는 인디문화 공간

1990년대 싹튼 인디문화도 빼놓을 수 없는 홍대 정체성의 핵심 요소입니다. 예술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청년예술인들이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모여들면서 홍대 골목은 개성과 다양성을 표출하는 인디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2010년 합정동으로 본사를 이전한 것도 바로 이 같은 홍대 특유의 문화자원 때문이었습니다. 양현석 대표는 ‘오늘의 자신과 YG를 만들어준 곳이 바로 홍대’라며 홍대와 그 주변은 자신의 음악적 고향이나 다름없다고 밝히기도 했죠.  

 




작가, 디자이너, 독자가 소통하는 독립출판문화

홍대가 이렇게 문화 예술 산업의 집적지가 되면서, 개성 있고 자유분방한 독립서점, 북카페들도 홍대에 모여들었습니다. 창비, 문학동네 등 대규모 출판사의 북카페는 물론 상수동 골목마다 개성 있는 북카페가 들어섰는데요, 2016년 옛 경의선 철길 자리에 조성된 ‘경의선 책거리’에 책방, 카페,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다양한 전시행사가 열리면서 여유를 즐기려는 젊은이들과 출판인들이 모여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디뮤직, 거리공연, 독립서점, 독립 브랜드, 실험예술처럼 홍대 곳곳에서 숨 쉬는 문화는 기존 문화의 틀을 깨는 ‘대안문화’ 성격이 짙은데요, 이런 독립문화, 대안문화가 홍대의 상징이 되면서 개성, 자유, 독립성을 갈구하는 젊은이들이 홍대 골목으로 모여들고 있는 것입니다.  

  




홍대로 진출하는 라이프 스타일 기업들

홍대 문화를 즐기려는 젊은이들이 홍대 골목으로 모여들자 창업가도 기업들도 하나둘 홍대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감각적 패션으로 성공한 인터넷 쇼핑몰 ‘스타일난다’는 대표적인 홍대 브랜드인데요, 2004년 창업한 이후 K-패션, K-뷰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2012년에는 홍대에 호텔 콘셉트의 오프라인 매장을 열며 홍대 패션의 상징이 됐습니다. 스타일난다는 “제품이 아니라 감성을 만들고, 제품이 아닌 문화를 판매한다”라고 스스로를 표현하는데요, 홍대 스트리트 패션, 트렌디한 메이크업 제품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2018년 로레알이 스타일나다의 경영권을 6,0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지요.


그런가 하면 화장품 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애경은 2018년 8월 홍대에 신사옥, 애경타워를 오픈했습니다. 1~5층은 쇼핑몰인 AK&홍대, 7~16층은 업무시설과 호텔로 구성돼 있는데요, 애경타워를,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홍대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죠.  





기존 상품을 ‘홍대스럽게’ 리노베이션 한 기업도 있습니다. 서교호텔인데요, 본래 홍대 근처에 있던 이 호텔은 세계 각지의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디자인에 참여시켜 감각적인 호텔로 탈바꿈했습니다. 각기 다른 독특한 인테리어의 객실, 통유리와 개방형 베이커리가 위치한 로비, 탁 트인 체크인 라운지 등 홍대의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인 거리 분위기가 호텔에 녹아들도록 해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홍대의 차세대 주자도 주목받습니다. 연남방앗간, 연남장 등 공유공간과 콘텐츠 기반으로 주민이 참여하는 공간을 기획하는 도시문화 콘텐츠 개발사 어반플레이, 감각적인 디자인과 넓은 보이드(Void)공간으로 매장을 구성하는 커피전문점 앤트러사이트, 홍대 중심으로 유기농 주식 빵 문화를 전파하는 제과점 폴앤폴리나 등이 홍대 문화의 역동성을 상징합니다.



골목 문화,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결할까?

개방적이고 젊은 분위기가 숨 쉬는 홍대의 골목길은 사람과 기업을 불러 모으고 문화를 더욱 풍요롭게 확산시키며, 그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YG, 스타일난다, 라이즈호텔과 같은 로컬 브랜드는 기업이 어떻게 홍대 문화를 수용했는지, 어떻게 비즈니스와 연결시켰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골목길, 그 지역만의 문화와 이를 활용한 브랜드를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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