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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도시 비극의 반복

by 골목길 경제학자

한국 도시 비극의 반복


익산으로 가고 있다. 오늘 많은 이야기 오고갈 것 같은데, 특히 듣고 싶은 논쟁은 이 논쟁이다.


건축 주도 지역발전론은 두 가지 핵심 명제로 구성된다. 첫째, 지역에는 문화와 로컬 브랜드를 창출할 수 있는 동네 단위 생태계가 필요하다. 둘째, 그 생태계가 자리 잡을 공간은 바로 원구도심 건축마을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첫 번째 주장에 공감하는 분들 중 일부는 이렇게 묻는다. “문화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점은 이해하겠다. 하지만 왜 하필 원구도심 건축마을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지금 한국에서 실제로 문화와 로컬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동네는 거의 예외 없이 한옥, 적산가옥, 단독주택이 밀집한 원구도심 건축마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축적 집적은 단순한 경관이나 정취의 문제가 아니다. 창작과 사업을 결합한 소규모 생태계가 자생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물리적 조건이자, 도시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실험할 수 있는 드문 여백이다.


생태계의 형성을 위해서는 중심축이 될 앵커시설이 필요하다. 한국에서는 건축마을만이 그 앵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대학, 병원, 미술관, 시장, 기차역, 지하철역, 버스터미널, 시청, 백화점, 쇼핑몰 등 일상적인 앵커시설 중 어느 하나도 한국 도시에서 문화와 로컬 브랜드 생태계를 형성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신도시, 관광단지, 산업단지, 문화단지 등 도시 외곽에 새로 조성된 단지는 더더욱 그렇다.


왜일까? 다른 나라에서는 지역활성화를 위해 흔히 활용되는 자원들—예컨대 대학, 기차역, 시청, 미술관 같은 공공 인프라—이 한국에서는 좀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한국 도시가 직면한 근본적인 비극이다.


결국 대안의 문제다. 문화와 브랜드가 스스로 살아날 수 있는 공간이 여전히 과거의 흔적이 남아 있는 원구도심 건축마을뿐이라면, 그런 건축마을을 원도심에 공급하는 것이 유일한 문화지구, 창조지구, 로컬 브랜드 생태계 정책이 아닐까?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싶다.^^




건축 주도 지역발전론:

지역소멸대응의 새로운 패러다임


1부 한국 도시의 비극

1. 한국 도시 비극의 반복

2. 제1화 KTX역

3. 제2화 대학

4. 제3화 국립공원

5. 제4화 백화점

6. 제5화 시청사

7. 제6화 문화지구

8. 제7화 공원

9. 제8화 미술관


2부 한국 도시의 희망

10. 홍대 모델

11. 메가상권 홍대권

12. 장사하기 좋은 동네의 건축환경

13. 한국 로컬 문화의 성지: 제주

14. 제주 성공 요인? 건축환경도 한몫 했다

15. 문화지구? 기본적으로 건축마을이다


3부 한국 도시의 미래

16. 소멸지역에 건축마을을?

17. 익산 원도심을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18. 청주의 조용한 부상

19. 애플 콘텐츠 타운 예산의 건축 재생 과제

20. 인삼타운 금산

21. 근대도시 공릉동

22. 남해군: 제2의 제주를 향한 여정

23. 부산 전포동 편집숍 문화와 잠재력

24. 조선해양 콘텐츠 타운: 울산 동구의 새로운 도전

25. 문화지구 주도 문화산업 육성: 순천 정원 산업

26. 크리에이터 타운 목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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