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부여, 익산의 공통점은 백제 고도입니다. 백제 고도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아직 현재 진행형입니다. 여행자 관점에선 백제 다움이 도시 문화로 발현돼야 하는데 유적지 말고는 일상이나 거리에서 백제 다움을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1,300년 전 왕국의 뭔가가 남아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찾아야 합니다. 하나의 방법은 백제 고도를 염두에 두고 세 도시를 여행하는 것입니다. 이-푸 투안('공간과 장소' 저자) 모먼트입니다. 백제 고도 역사성이 여행자의 마음속에 어떤 특별한 감정을 스며들게 할 수 있을까요?
모든 백제 도시의 모델이 될 수 있는 건축 디자인을 미륵사지에서 찾았습니다.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입니다. 이런 건물이 즐비한 익산 거리를 즐겁게 상상해봅니다. 백제문화 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에 따라 관광산업 육성이 익산의 큰 숙제가 됐습니다. 백제문화, 보석산업, 기독교 문화(기독교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라네요), 원불교 본산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가진 익산이 관광도시로 성공하려면 이들 문화자산을 현대 도시문화로 구현하는 방법을 더 많이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 찾던 한국 히피를 여기 미륵사지에서 만나네요.
영혼을 찾아서 - 나에게 도시의 영혼이란 자립심과 차별성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중심 도시를 유난히 견제하는 지역 도시는 아래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1 분리주의 도시. 어쩌다 보니 한나라에 살게 됐지만, 종교, 언어, 역사, 인종의 이유로 독립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도시. 스페인 바스크, 카탈로니아,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스, 캐나다 퀘벡, 벨기에 플란더스, 미국에서 굳이 찾자면 텍사스 등 2 고도. 한 나라의 수도였던 도시가 대체로 자부심과 독립심이 강하다. 일본 교토 나라, 중국 항주, 한국에서는 개성, 경주, 부여, 공주 등. 3 소외 도시. 중심 도시가 역사적으로 차별했던 도시. 한국에서는 평안도, 전라도, 함경도, 일본 도호쿠 등. 서구 기독교는 주로 이런 지역에서 선교를 활발히 했다. 4 문화 도시. 한국에서도 예향 자부심이 강한 광주, 전주, 안동이 독특한 생활 문화를 자랑한다. 내가 팔로우하는 세계 20개 창조도시 중 유일하게 개도국 도시인 치앙마이를 처음 방문했다. 아침 산책에서 눈에 딱 들어오는 건물 하나. First Presbyterian Church of Chiang Mai. 검색하니 태국의 기독교 인구는 1 퍼센트, 그런데 치앙마이가 속해있는 북부는 15 퍼센트라 한다. 치앙마이는 13-17세기 태국 땅에 세워진 인도화된 왕국 란나의 수도였다. 란나 지역이 시암 왕국에 완전히 복속된 해는 1920년으로 오랜 된 일이 아니다. 현재 분리주의 운동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야 하지만, 영혼 있는 도시 조건 2, 3, 4번은 확실하게 만족한다. 그렇다면 치앙마이에 기독교가 자리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한 지역 에너지가 존재할 수도 있다. 치앙마이가 통과해야 하는 테스트는 간단하다.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지역 문화가 Expat 문화인가, Local 문화인가.
앨리웨이 리조트 - 골목문화를 재현한 상업시설을 갖춘 숙박시설을 앨리웨이 리조트라 부릅니다. 골목길 리조트라 해도 좋고요. 지난번 소개한 제주플레이스캠프가 단지형 리조트라면, 부여 규암리는 거리형 리조트입니다.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마을에 골목 업종 상업시설을 운영해 마을 전체를 일종의 커뮤니티 호텔로 만드는 사업입니다. 규암리에는 내년까지 총 16개 공간이 입점합니다. 현재 공방, 한옥스테이, 독립서점, 전통주 주점 이렇게 4개가 오픈했습니다. 공예공방 기반의 새로운 한옥마을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전국의 많은 동/리가 2박 3일 여행이 가능한 브랜드가 되기를 원하는 저에게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공주 봉황동 - "흠 이제 독립서점만 들어오면 일단은 되겠는데. 빵은 반죽동 카페 사장님이 크르와상, 뱅오쇼콜라 시작했습니다. 허접한 프랜차이즈 빵집보다 훨씬 낫습니다. 밥으로 먹는 뻑뻑한 빵 하실 분 오시면 되고요. 크리에이터님들아 공주로 오세요~ 혹은 공주분들도 안전한 신관동을 벗어나 구도심으로 오세요~공간이 한정되어 있어 용기 있는 자들을 선착순으로 모십니다." 이렇게 고민하던 한옥 게스트하우스 봉황재 권오상 대표님이 결국 직접 책방을 여신 답니다. 골목길 기획자로 자원봉사하는 게하 운영자가 활동하는 공주 원도심. 백제, 조선, 근대 문화와 더불어 공동체 영혼도 살아있습니다. #반죽동 #봉황동 #제민천 #중학동 #로리야 #반죽동247 #곰골식당 #이미정갤러리 #봉황재
소곡주, 그리고 소곡 한식 - 박경아 세간 대표가 건설하는 도시재생 프로젝트 부여 자온길. 금강변 옛 포구 규암리에 무려 25개의 전통 공예 기반 공간을 기획한다. 공예 작가들이 둥지 내몰림을 걱정하지 않고 오랫동안 동네와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의 조성이 목표다. 현재까지 완성된 공간은 5개. 책방세간, 한옥스테이 이안당, 섬유공예 공방 규방산책, 낭만목공소, 카페와 주점 수월옥. 오늘 책방세간 강연 후 참석자들과 수월옥에서 규암리 로컬푸드로 구성된 8 코스 한식을 먹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사찰음식의 경건함과 캘리포니아 퀴진의 산뜻함을 동시에 느꼈다. 특히, 참석자 모두 3번 매콤한 버섯과 올리브 무침에 감동했다. 반주는 기록상으로 유일하게 남은 백제 음식 소곡주였다. 식사 후 오늘 우리가 먹은 한식을 뭐라 부를까 논의했다. 일단 소곡주를 반주로 곁들인 한정식, 소곡 한식으로 정했다. 오세요 자온길로. 오셔서 소곡 한식 꼭 드세요. #로컬 #부여 #규암리 #자온길 #수월옥 #책방세간 #이안당 #규방산책 #낭만목공소
이번엔 자제할까요? 내일 공주에서 시장님이 참여하는 토크쇼를 합니다. 제가 이런 발언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공산산성 주변에 스타벅스 유치를 제안할까 합니다. 지난주 경기도 지자체 강연에서 비슷한 제안을 했는데 시장님의 반응이 별로~~ 사실 스타벅스 이야기를 할 계획이 없었는데 강연장 가면서 목격한 한 장면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공단 지역의 스타벅스DT 매장을 지나갔습니다. 아침 6시 50분, 7시 오픈을 기다리는 청년들의 줄이 적어도 30미터는 돼 보였습니다. 지자체장들은 지역발전을 놓고 온갖 (제가 보기엔 현실성 없는) 공약을 하지만, 청년들이 지역의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은 상업시설입니다. 페친 Kihyo Kwon 께서 작성한 시골력 등급을 보시죠. 지자체장들이 이런 애환을 아는지, 이해하는지 궁금합니다. 지역 연구를 시작한 초기에는 여러 장소에서 상업시설 유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2016년 공주 사례를 중심으로 한 발표 자료의 일부를 공유합니다… 우선 상업시설 유치가 누구의 업무인지 질문하고 싶습니다. 현재 상업시설 유치는 누구의 업무도 아닙니다. 문화부는 관광지 개발과 관리, 지방정부는 하드웨어 중심의 도시 개발과 재생, 신도시 개발 부서는 신도시 상가 개발과 분양으로 자신의 업무를 한정합니다. 전통시장과 상점가 지원, 도시재생 앵커시설 설립과 운영자 유치, 관광특구, 문화지구, 관광호텔, 관광식당 지정 등 중앙 정부가 민간 사업자를 지원하는 정책 수단은 존재합니다. 그러나 지역 정부가 직접 스타벅스와 같이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외국인과 대기업 투자자에게 주는 세제, 규제, 재정 혜택을 상업시설에게도 제공해야 합니다.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제조업과 하이테크 기업에게는 막대한 재정과 토지를 제공하면서, 청년의 삶의 질과 여행자의 편의에 중요한, 즉 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에 더 기여할 수 있는 창업과 창조 인재의 유치에 중요한 서비스업 기업은 지원하지 않는 논리는 어디에서 온 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정부가 상업시설 유치에 소극적인 사이에 민간이 이 분야에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골목상권은 대부분 창업과 민간사업을 통해 조성됐습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조성한 상권은 많지 않습니다. 아라리오 미술관 등 민간단체도 도시재생 사업을 하고 있고, 이들 기관의 도시재생 상업에는 상업시설 유치도 포함됩니다. 제주 아라리오 프로젝트는 상업시설을 직접 운영하기도 합니다.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상업시설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중요성을 인식하면 지방 정부가 지역 사회와 협력하여 상권 개발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주 - 장모님의 고향입니다. 독실하고 따뜻하며 기품 있는 딱 장모님과 같은 도시입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듯이 조선시대 도시가 문화의 힘으로 다시 살아납니다. 충청권의 문화 중심지는 조선시대 충청 감영 소재지 공주입니다. 공주를 둘러싼 대전과 세종은 신도시? 장기적으로 공주와 경쟁하기 어렵습니다. 공주 거리의 질서와 차분함에서 무게를 느낍니다. 어른들의 감시를 받는 그런 느낌입니다. 밀레니얼은 이를 답답하게 느낄지 모르지만, 그들도 언젠가는 어른들의 애정 어린 감시가 그리울 거라고 믿습니다~~ 다른 조선시대 도시와 마찬가지로 공주의 음식은 맛이 강하지 않고 차분합니다. 두부와 국수 전통이 강한 것도 비슷합니다. 공주 원도심은 골목상권의 전형입니다. 걷기 좋은 제민천을 따라 다양한 연령대의 낮은 건축물이 이어집니다. 조선시대, 근대, 그리고 산업화 시대의 건축물, 그리고 마치 일본 소도시에 온 듯한 보행 친화적인 도시 디자인이 공주 원도심의 가장 큰 자원입니다. 제민천에 골목상권이 들어갔고, 제민천이 브랜드가 되고 있습니다. 곳곳에 동네 이름을 단 가게가 보입니다. 다음 단계가 창조기업과 창조인재입니다. 원도심에 공주다운 산업이 들어서길 기대합니다. 백제의 도읍이니 백제 문화에서 소재를 찾았으면 합니다. 아쉽게도 백제 유산으로 남은 생활문화는 제가 너무 달아 안 좋아하는 소곡주뿐인 것 같습니다. 조선백자를 연상케 하는 단아한 백제 디자인은 좋은 것 같습니다. 백제 디자인 테마로 한 가구, 건축, 소품, 인테리어, 패션 등 다양한 생활산업이 원도심 중심으로 출현하기를 기대합니다. 제민천에서 마을 스테이를 산업 수준으로 모델화하고 있는 권오상 대표는 맞춤옷 문화의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다른 도시에 비해 원도심 주민이 맞춤옷을 많이 입는다고 합니다. 원도심에 집적된 맞춤옷과 옷 수선 기술을 활용한 비스포크 패션 산업? 마구 상상해 봅니다. 시장님은 안전을 자랑하십니다. 지금까지 코로나 확진자는 3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번 휴가는 안전하고 고즈넉한 공주 원도심 어떠세요. 권오상 대표가 운영하는 봉황재와 같은 한옥 스테이가 잘 발달됐습니다. 시장님께는 가족이 숙박할 수 있는 도시형 리조트나 3성급 호텔의 건설을 제안했습니다.
공주시청 가는 길에 지나칠 수 없는 가게를 지나가 강연 후 찾아갔습니다. 교대역 21번 출구, 공주교대 재학생이 창업한 카페입니다. 교대 학생이 창업했다? 전국 교대 주변 가면 적막합니다. 소위 대학 캠퍼스 효과가 하나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행인가요? 우리 아이들 가르칠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노는 거 좋아하면 조금 그렇죠. 들어가 이가은 대표에게 물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 사업 들어본 적 있는지를요. 없다고 합니다. 역시, 로컬 갈길이 멉니다. 퍼즐랩 권오상 대표는 안다고 해서 그분이 로컬 크리에이터다, 같이 간 이승민 대표는 로컬 크리에이터 학교 교장이다,라고 소개했습니다. "교대역 21번 출구" 서울 교대역에서 착안했고 21번은 창업자 나이, 그리고 창업한 연도 2021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공주교대생의 (탈)출구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교대 캠퍼스 타운을 떠나 공주, 베트남, 진천, 하와이로 떠날 수 있는 기차역인 거죠. 메뉴판 보세요. 시그너처 드링크 이름요. 방금 애기한 행선지 이름이 있습니다. 교대 주변이 왜 삭막하냐고요? 일단 정문 앞이 큰 대로변, 그리고 제민천, 바로 옆이 시청, 모두 단지형으로 주변 마을과 고립됐습니다. 골목길이 들어갈 자리도, 비집고 들어가도 확장될 가능성 없습니다. 시내 캠퍼스 유치한다고 해서 캠퍼스타운 만들 수 있는 것 당연 아니죠. 많은 조건을 만족해야 하고, 이를 조성할 수 없으면 산속 캠퍼스를 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업도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왜 충남지역에서 교대가 공주에 있고 대전에는 없을까요? 1960년대까지도 대전사범이 있었습니다. 공주역이 벌판 위에 있는 것과 같은 이유인 것 같습니다. 공주, 정말 고집 셉니다. 일본이 철도 거부했듯이 KTX도 거부하고, 그래도 교육도시니 학교는 악착같이 지키고요. 정부가 1개 도에 1개 교대 배치 정책을 추진해 공주교대를 폐쇄하려고 했는데 공주 시민이 하도 반대해 결국 대전사범을 폐교했다고 합니다. 전 이런 공주가 좋습니다.
그로서리백 가보로 모셔야겠어요 익산 캘리그래퍼 임재곤 작가님이 만들어준 '머물고 싶은 동네' 그로서리백 보세요, 명품 백보다 멋지네요^^. 감사합니다. 오늘 익산 원도심 원탑 기획자 페친 박진영 대표의 초대로 원도심 코워킹 '무슨이리야'에서 임형택 익산시 의원, 곽현석 도시재생센터장님과 원도시 재생을 공부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익산 도시 자원을 활용할 로컬 브랜드 육성을 추천했고, 백제 디자인, 원불교, 익산 농산물(국내 최대 밀 생산지), 로컬푸드, 보석가공 등 활용 가능한 자원이 많네요. 원도심 중앙동 상권에 더 많은 앵커스토어가 필요한데 익산이 배출한 전국 브랜드 역전할머니, 다사랑치킨 1호점의 문화자원화를 제안했습니다. 미팅후 원도심 제로웨이스트 공방 게스트지구인도 방문해 원도심 크리에이터 비즈니스를 응원했습니다. 익산 상권은 원도심 중앙동, 원광대 대학타운 신동, 1기 신도시 영등동이 주요 상권입니다. 영등동은 처음인데 고즈넉하고 잘 발달된 상권입니다. 저녁은 영등동 이탈리안 마띠나입니다. 전북권에선 선두 주자인 것 같습니다. 한국 로컬 많이 좋아졌습니다. 커피, 베이커리, 이탈리안은 전국적으로 평준화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일자리 걱정합니다. 지역에 1인 기업, 소상공인 일자리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익산 #영등동 #중앙동 #무슨이리야 #게스트지구인 #마띠나 #로컬크리에이터 #품격사회협동조합 #익산jyp_박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