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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Aug 29. 2022

끌리는 공간의 콘텐츠는 무엇이 다른가?

안녕하세요. 오늘의 주제는 끌리는 공간의 콘텐츠입니다.


온라인과 가상공간이 대세라고 하지만 주변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으면서 오프라인 상권이 폭발적으로 회복하고, 재택근무, 집 가꾸기, 하이브리드 오피스 현상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를 겪으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공간과 장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인스타그램도 공간 열풍에 기여합니다. 사진을 수시로 찍다 보면 장소와 공간에 대한 취향을 발견하고 이를 개발하게 됩니다.


장소와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기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오프라인 기업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합니다. 공간 콘텐츠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거죠. 그렇다면 불가피하게 끌리는 공간의 콘텐츠는 무엇이 다른가?를 질문하게 됩니다. 하나의 답은 공간 운영자의 취향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안하는 거죠. 하지만 공간 운영자도 시장의 전반적인 트렌드는 이해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공간 콘텐츠가 사람과 돈을 모을까요?



제가 찾은 공간과 장소 문헌이 제시하는 공간 퀄리티 기준입니다. 경험, 접근성, 진정성, 복합용도 등 일부 공통 요소를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관된 기준을 찾기 어렵습니다.  



저는 맥락을 알아야 공간에 관심과 애정이 갑니다. 공간 기획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위의 그림이 보여주듯이 공간 기획자도 맥락에 맞게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맥락이란 공간의 용도가 될 수 있고 스토리가 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맥락은 지역 정체성입니다. 공간에서 로컬이 보여야 그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깁니다.



여기 계신 분들에게 중요한 맥락은 상업 공간입니다. 어떤 상업 공간이 우리의 이목을 끌까요? 상업 공간 문헌도 방대해서 상업 공간 트렌드를 한 페이지에 정리하긴 어렵습니다. 저는 그 대신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공간 비즈니스를 선도한 스타벅스에서 ‘빅 픽처(Big Picture)’를 찾아봅니다. 스타벅스 공간이 제3의 공간에서 커뮤니티 공간, 크리에이티브 공간이 진화한 데서 끌리는 공간의 비밀을 찾는 거죠.


스타벅스는 집과 오피스가 아닌 대안적인 공간, 즉 제3의 공간으로 출발했습니다. 스타벅스 비즈니스의 본질이 커피가 아닌 공간이라는 의미입니다. 처음이나 지금도 스타벅스에서 쉬고 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집이나 오피스로부터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것은 온전히 내가 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스타벅스가 상징하는 뉴요커 라이프스타일에 공감한다면, 스타벅스는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스타벅스는 나다움의 공간으로 시작했습니다.



스타벅스는 오랫동안 메뉴나 디자인에서 단일 스탠더드를 추구했습니다. 각 지역에서 제3의 공간을 지향했지만 지역성을 굳이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1999년 서울에 처음 진출했을 때 인사동 매장의 간판을 한글로 적은 것이 세계적인 뉴스가 될 정도로 표준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로컬화에 가장 적극적인 사업부서가 스타벅스 재팬입니다. 스타벅스 재팬은 콘셉트 스토어라는 개념으로 일본의 각 지역에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건축물에 입점합니다. 한 지역에서 랜드마크가 되는 가장 빠른 방법이 랜드마크 건축물에 들어가는 거죠. 동시에 매장의 커뮤니티 공간화를 강화합니다. 매장마다 지역 사회 소식판(Bulletin Board)을 설치합니다. 다른 오프라인 기업과 마찬가지로 스타벅스는 동네의 앵커스토어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거죠.




커뮤니티 공간에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매장에 입점시킵니다. 2020년 7월에 오픈한 서클스 긴자점 사진입니다. 싱크랩이란 이름으로 1인 코워킹 공간을 매장에 설치합니다. 커뮤니티 공간을 넘어 크리에이티브 공간을 본격적으로 실험하는 거죠.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에서 멈출까요? 저는 스타벅스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런데 스타벅스 공간은 왜 계속 변화할까요? 소비자의 욕구가 변화한다는 의미인데 소비자 욕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공간에서도 매슬로의 욕구 위계론이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감의 욕구, 자존감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등 5개 단계로 분류하고 인간이 한 단계 욕구를 만족하면 그다음 단계의 욕구를 만족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주장합니다.


매슬로 이론을 공간에 대입하면 공간 기업이 찾아야 하는 공간 콘텐츠는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생리적 욕구를 만족하는 콘텐츠

2.   안전의 욕구를 만족하는 콘텐츠

3.   소속감의 욕구를 만족하는 콘텐츠

4.   자존감의 욕구를 만족하는 콘텐츠

5.   자아실현의 욕구를 만족하는 콘텐츠


스타벅스 공간 콘텐츠의 본질과 역사도 매슬로 이론으로 설명할  있습니다. 온전히 내가   있는 3 공간은 자아실현의 욕구를 겨냥한 공간입니다. 소속감과 자존감의 욕구를 만족하는 커뮤니티 콘텐츠도 처음부터 내재되어 있었고, 최근 들어 로컬 콘텐츠로 강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크리에이티브 공간화는 자아실현 욕구의 높은 단계를 만족하는 작업으로 해석할  있습니다. 단순히 자신을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협업, 연대, 소통을 통해 성장할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거죠.


이처럼 인간의 욕구는 변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욕구를 만족해야 하는 공간 콘텐츠의 본질도 변하지 않는 거죠. 소득이 높아지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더 높은 욕구를 만족하는 방법이 늘어나고 있고, 공간 콘텐츠도 그에 따라 진화합니다. 제가 이해하는 끌리는 공간의 차이점입니다.


나머지 강연에서는 방금 설명한 공간 트렌드가 오프라인 상권, 오프라인 공간, 그리도 도시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설명하겠습니다. 스타벅스 매장과 마찬가지로, 상권, 동네, 공간, 도시도 인간의 더 높은 욕구를 만족하는 방향으로 진화합니다. 저는 이중 공간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장소로 골목상권을 주목합니다.


더 높은 욕구를 만족하는 것이 쉽다는 주장은 절대 아닙니다. 현재 수많은 대기업과 크리에이터가 더 높은 수준의 크리에이터 공간을 만들기 위해 경쟁합니다. 단순히 오프라인 공간 디자인 능력으로는 부족합니다. 하이테크와 하이터치, 기술과 콘텐츠를 결합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쉬운 일이 아니죠.   


[중략]


*2022년 8월 25일 엘리펙스 서밋에서 발표한 강연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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