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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Nov 14. 2022

귀(歸)로컬

귀농귀촌 문헌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귀농귀촌의 장소와 일이다. 왜 문화창조 시대에 은퇴자가 할 일을 1차 산업으로 한정하는 것일까?


지역으로 이주하는 MZ세대는 다르다. 지역을 자유롭고 독립적인 공간으로 생각하고 그곳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 한다. 그들이 하고 싶은 일은 일반적으로 자신이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의 일이다. 창조 소재로 지역 자원을 활용한다면 로컬 크리에이터의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베이버부머 세대는 어떻게 지역에서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을까? 이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기성세대는 문제가 없다. 현재 하는 일에 로컬 기술을 추가하면 된다.


크리에이터에 필요한 기술은 크게 전달(브랜딩과 커뮤니케이션), 제작(콘텐츠 제작), 로컬(로컬 콘텐츠 개발, 커뮤니티 디자인, 지역 상생 공간 기획) 기술로 나눌 수 있다. 제작 기술이 부족한 사람은 콘텐츠, 공예 등 제작 기술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장기 계획이 필요할지 모른다.


제작 기술에 장기 투자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 현직에 적합한 로컬 비즈니스 업종은 아래와 같다.  


지식인(교수, 교사, 언론인, 활동가) - 독립서점

유통, 소매 - 로컬 편집숍

문화예술, 건축, 디자인 - 복합문화공간

제조, 엔지니어링 - 로컬제조

금융 - 로컬 금융, 크라우드펀딩


은퇴자 로컬 창업 주의점

은퇴 예정자가 로컬 창업을 준비한다면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로컬 창업을 하는 이유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로컬 창업 추천하는 이유는 '쿨'해서다. 손님이 왕이다, 장인이 되어야 한다 등 이런 피곤한 말 무시하고 편하게 영업할 수 있다. MZ세대 로컬 크리에이터가 하듯이 일하고 싶을 때 일하면 된다.


둘째, 큰돈 기대하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최저임금 벌 생각하면 큰 무리가 없다. 귀로컬은 어차피 봉사하고 싶은 기성세대에게 적합한 일이다.  


셋째, 귀로컬에 중요한 것은 상권 귀향이다. 지역 소도시가 좋고, 농촌 지역에서도 가능하다. 면소재지 정도면 문화 자원 여부에 따라 아담한 상권이 자리 잡을 수 있다.  


넷째, 농업, 어업은 추천하지 않는다. 난이도와 노동량이 높기 때문이다. 교육도 추천하고 싶지 않다. 교육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다.


다섯째, 청년 세대와 적당한 거리를 둬야 한다. 요새 말로 느슨한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 청년 멘토 되겠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말자. MZ세대 이미 많은 멘토를 갖고 있다(일본 작가 창업가 등).


소도시 상권과 주택을 찾는 방법

소도시 어느 지역이 로컬숍 운영에 적합할까? 골목상권을 관찰해 온 필자로서는 골목상권으로 발전할 수 있는 동네가 가장 좋은 지역이다. <골목길 자본론>에서 골목상권 성공 조건을 자세히 설명한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구입 대상 주택이다. 기존 상가건물보다는 작은 주택을 구입해 용도 변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도 로컬 창업에 관심 있어 설정한 투자 기준을 공개한다.


필자가 원하는 주택과 동네는 아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은퇴 후 큰 돈 벌 생각은 없지만, 최소 현상 유지는 해야 하고 새로운 공간이 동네 발전에 기여해야 하기 때문에 주택과 상권의 적합성은 따져야 한다.


KTX역에서 도보 20분 거리

2층 단독 기준 3억 정도

간단 수리하고 입주할 수 있는 곳

차 한 대 주차 가능한 집

70년대 부자 동네(골목상권에 좋은 입지 조건)

원하는 업종의 가계가(예: 독립서점을 원하면 독립서점) 없는 동네

근거리에 대학 있는 곳

상가건물 전환 가능 주택


필자의 업종은 독립서점과 1인 연구소다. 독립서점 업종을 선정한 이유는 독립서점이 로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때문이다. 독립서점 있다는 것 자체가 동네 품격을 높이고 그 동네를 로컬 지도에 올린다.


정리하면, 관계 인구, 고향세, 여행만이 로컬을 도와주는 방법이 아니다. 기성세대가 로컬 크리에이터가 되어 지역의 로컬 크리에이션을 도와줘야 한다. 창조시대 지역의 미래는 로컬 크리에이션에 달렸다. 외부 자원, 규제 특혜만으로는 지역을 살리기 어렵다.


지역이 자생적 창조 능력을 높여야 하는데 그 시작은 차별화다. 개인도 마찬가지지만 창조경제 시대에는 지역도 나다워져야 한다. 지역을 지역답게 만드는 크리에이터가 로컬 크리에이터다.


베이비부머의 지역 이주는 새로운 이슈가 아니다. 이미 마강래 중앙대 교수 등 많은 전문가가 베이비부머 이주를 지역 소멸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필자가 다른 점은 업종과 지역이다. 왜 농촌지역인가? Why not 소도시 상권? 더 많은 베이비부머가 소도시 상권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청년 시절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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