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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Feb 12. 2023

소상공인 크리에이터

요즘 제가 '크리에이터 경제의 미래' 강연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 온라인 셀러, 로컬 크리에이터 중심의 크리에이터 경제로 전환되는 소상공인 산업을 위해 정부가 어떻게 온라인 플랫폼, 오프라인 플랫폼, 도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저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예: 유튜버), 온라인 셀러, 로컬 크리에이터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를 제작해 수익을 올리는 프리랜서 성격의 사업자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로 지칭할 것을 제안합니다. 소상공인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들 사업자가 사업자 분류로는 자영업 또는 소상공인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소상공인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경제는 크리에이터 경제라고 부릅니다. 영어권 문헌에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는 경제라면, 크리에이터 경제는 온라인 셀러, 로컬 크리에이터 등 다른 유형의 크리에이터를 포함한 더 큰 범주의 경제입니다.


단어가 문제인데요,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선점한 단어입니다. 과연 기존 크리에이터가 온라인 셀러, 로컬 크리에이터를 부르는 것에 동의할까요? 일부에서는 세 그룹을 하나로 묶어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라고 부를 수 것을 원치 않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크리에이터 용어에 대한 논쟁이 활발해질 것 같습니다. 문체부가 문화도시와 지역문화진흥을 통해 로컬 크리에이터를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하면(현재도 소규모로 지원합니다), 예술인이나 크리에이터가 크리에이터 지원을 로컬 크리에이터로 확대하는 사업을 반대할 수 있습니다.


저는 크리에이터 개념을 소상공인까지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20세기까지도 크리에이터를 예술인으로 정의했지만, 콘텐츠 창작자의 확장과 중요성을 고려할 때 크리에이터를 더 이상 예술인으로 한정하기 어렵습니다.


아래 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 정의가 보여주듯이 예술인도 이미 전통적인 문화예술 분야의 예술인이 아닙니다. 건축과 대중문화 창작자도 예술인으로 분류됩니다. 현재 탈산업화와 문화경제의 성장으로 창작자 범주가 예술인에서 디자이너로, 디자이너에서 소상공인으로 확장합니다.


크리에이터 영역을 소상공인으로 확대한다면, 크리에이터 산업 규모가 달라집니다. 정부가 소상공인 크리에이터 통계를 잡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플랫폼 통계로 추정하면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는 300만 명에 달합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인구 추정치 50만 명 (2020년 국내 수익창출 유튜브 채널 10만 명)*, 온라인 셀러 50만 명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운영자), 로컬 크리에이터 220만 명 추정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운영자)을 합한 수입니다.


300만 명 추정치가 실제와 가깝다면 소상공인 크리에이터 산업은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업입니다. 소상공인 크리에이터가 실질적인 프리랜서로서 활동하기 때문에 문화예술과 디자인 분야의 프리랜서와 비교해야 합니다. 현재 등록 예술인은 13만 명,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6.3만 명 수준입니다. 문화산업의 가장 큰 범주인 콘텐츠산업의 전체 종사자도 65.7만 명에 불과합니다.


크리에이터 경제가 중요해진 이유는 콘텐츠 수요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문화적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이를 공급하는 사업자도 예술인, 디자이너,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로 다양해졌습니다.


일상에서 중요한 크리에이터는 소상공인 크리에이터입니다.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콘텐츠를 제작하기 때문입니다. 생활문화, 상업문화가 삶의 질, 생활산업, 지역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소상공인 크리에이터를 크리에이터로 규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야 합니다.


[참고자료]

예술인복지재단 등록 예술인 13만 명 (2022)

- 문학, 사진, 건축, 미술(미술일반, 디자인·공예, 전통미술), 국악, 무용, 연극, 음악(음악일반, 대중음악), 영화, 만화, 연예(방송, 공연) 등 11개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인력 35.1만 명, 프리랜서 디자이너 6.3만 명 (2020)

- 디자인산업은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디지털/멀티미디어디자인, 공간디자인, 패션/텍스타일디자인, 서비스/경험디자인, 산업공예디자인, 디자인인프라 등 8개 분야로 구성됨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 종사자 65.7만 명 (2022)

- 콘텐츠산업은 출판, 만화, 음악공연,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캐릭터, 지식정보, 콘텐츠 설루션 등 11개 분야의 콘텐츠상품을 생산, 유통, 소비하는데 관련된 산업으로 정의


*영국 이코노미스트 매거진은 전 세계 크리에이터 인구를 5,000만 명으로 추정합니다. 세계 경제에서 한국 경제의 비중이 2% 임을 감안하면 한국 크리에이터 인구는 적어도 1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중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50%라고 가정하면 한국의 수익창출 크리에이터 인구는 50만 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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