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산을 보는 건 좋아한다"
산을 오르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산을 보는 건 좋아한다. 집 주변에 산이 있다는 건, 그래서 좋다. 우리나라처럼 도심에 산이 많은 나라는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둘레둘레 다 산이다. 집 근처에도 산이 있다. 물론 올라가 본 적은 없지만, 매일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에 산이 있다.
창 가득 산을 담고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 꽤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오랜만에 복작복작한 소음 속에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는 건, 살아있음을 느낌과 동시에, 잘 살고 있는 건지에 대한 불안을 느끼게 한다.
이런 이중적인 감정은 사람을 가끔 지치게 한다. 마음의 갈등이, 그 고민의 시간들이, 나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할 때가 있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양끝에 있는 기준점은 무엇도 선택하지 못하고, 멈춰서 있게도 한다. 갈팡질팡하는 사이, 이미 지쳐, 손을 놓아버리게도 한다.
멀리 산이 보인다. 나무와 풀과 숲과 길과, 그리고 정상에 선 이들의 외침이 있을 것이다. 바로 앞에 산을 두고도 산을 오르지 않겠다 고집을 부리며, 산을 그리겠다 억지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의 나는. 양가감정이고 이중적 잣대고, 몽상가의 변명일 뿐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