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0일
무서운 꿈을 꾼 적이 있는가? 그리고 그 꿈을 기억하고 있는가? 나는 무서운 꿈을 잘 꿨다. 그리고 꿈도 정말 잘 기억했다. 악몽을 꾸기 싫어서 일부러 잠을 안 자려고 한 적도 있고, 악몽을 꾸고 눈을 떴을 때, 방이 어두운 게 싫어서 불을 켜고 잔 적도 많다.
악몽을 자주 꾼 건, 정서가 불안해서였을까? 사실 나는 내가 악몽을 비롯해 꿈을 많이 꾼 건, 상상을 많이 해서라고 생각한다. 자기 전, 누워서 온갖 이야기들을 펼쳐 놓고, 머릿속에서 상영되는 이야기를, 한참을 보다가 잠들곤 했다. 그러면 그런 이야기들이 자주 꿈으로 찾아오고는 했다.
상상은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혹은 영 엉뚱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현실과 맞닿아 있기도 하고, 완전한 별나라 이야기일 때도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늘 결말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모든 이야기에는 결말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 이어가기만 한다면 끝도 없이 이어질 수 있는 게 이야기 아닐까?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결말은 어쩌면, 영원히 없는 게 아닐까? 삶이나 인생 같은 것에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에 빠졌다고 생각하면, 나는 조금 두렵다.
나는 나의 삶의 끝을 생각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끝이 올 것이라 믿는다. 나는 나의 이야기의 끝을 항상 얼버무려 버리지만, 언젠가는 확실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끝이 없는 이야기는 너무나 피로하고 불안하고 지루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