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7일
낮잠을 잤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할 일이 있었다. 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밀려드는 잠을 이기지 못했다. 꿈도 없이 잠을 자다, 뭐에 놀란 듯, 번쩍, 잠에서 깨어났다. 그렇게 잠에서 깨어나면, 순간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여기는 어디지, 나는 누구지, 왜 여기 누워있지, 그런 의문들에 휩싸여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그리고 익숙한 방 안의 전경을 확인하고는, 몸에 힘을 풀며 다시 눕고는 한다. 꿈의 경계선에서 넘어와 현실의 경계선을 넘어선 순간, 경계를 가르는 충격에 잠시 기억의 흐름이 끊어진 듯.
그렇게 눈을 뜨니 오후가 절반도 넘게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빗소리가 났다. 비가 오는 오후의 낮잠은, 조금 뻑뻑한 눈과 조금 뻐근한 어깨, 그리고 저릿한 손끝을 남겼다. 자세가 불편했던 걸까, 어제 마신 술의 숙취가 남은 걸까.
분명 점심을 먹고 잤는데, 눈을 뜨니 다시 허기가 느껴졌다. 배가 고팠지만, 그냥 누워있었다. 가짜 허기라고 하던가? 배고플 때가 되지 않았으니, 이런 걸 가짜 허기라고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누워있었다.
누워있다, 더 이상 잠이 올 것 같지는 않아, 일어났다. 냉장고에서 커피 캔 하나를 꺼내, 허기를 채우는 사람처럼 벌컥벌컥 마셨다. 체내 커피 농도를 높이고 나니, 침침하기만 하던 시야가 조금 밝아졌다.
아, 다시, 오늘 하루를 시작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