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팔. 가을이 물러간 겨울의 파란 하늘

2025년 11월 28일

by 리움

가을이 물러간 자리에 앙상한 가지들만이 남았다. 노랗게 거리를 물들이던 은행잎을 잃은 하늘은 더없이 파랗다. 가을과 겨울 어디쯤을 방황하던 마음에 겨울이 성큼 들어왔다.


아침부터 어제 먹다 남은 짬뽕 국물에 밥을 말아먹었다. 허기가 귀찮음을 이기는 순간이었다.


계절이 바뀌면 어느 순간, 문득, 익숙한 거리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 거리는 너무 불투명한 회색빛이다. 회색빛 거리에 쨍한 햇빛 한 줄기가 눈을 찌르고, 겨울이라기엔 포근한 공기에 두꺼운 겨울 외투가 서운하다.


나른한 오후, 무거운 눈꺼풀, 졸음이 솔솔 불어온다. 꾸벅거리며 인사를 몇 번하고야 커피를 마셨다. 어쩐지 평화로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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