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구. 붕어빵과 호빵과 군고구마 그리고 귤

2025년 11월 29일

by 리움

붕어빵과 호빵의 계절. 사실 나는 붕어빵도 호빵도 잘 먹지 않는다. 팥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어릴 때는 팥도 꽤 잘 먹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드니까, 이상하게 팥의 식감이나 단맛에 끌리지 않게 됐다.


어제 거리를 걷다, 엄청나게 달큼한 냄새를 풍기는 군고구마 냄새에 고개가 돌아갔다. 그런데 나는 고구마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구마보다는 감자파라고 할까.


오늘 언니의 부탁으로 붕어빵을 사갈 예정이다. 속이 꽉 찬 꽤 맛있다는 소문의 붕어빵 집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요즘은 붕어빵을 파는 곳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 같다. 예전에는 겨울이면 슈퍼마켓 앞에 호빵 기계가 돌아가고, 거리 곳곳에 붕어빵이 구워지는 연기를,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돌아보면, 어릴 때, 가장 즐겼던 겨울 간식은, 귤이었다. 어릴 때, 우리 집에는 꽤 큰 마루가 있었는데, 겨울이면 아버지께서 마루 앞을, 나무로 뼈대를 만들어, 간이벽과 문을 만들어, 추위를 막고는 하셨다. 그렇다고 모든 추위를 막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여름처럼 마루에서 놀 수는 없었다.


그렇게 비닐로 앞을 막아 놓은 겨울 마루에, 어머니께서는 식재료들을 놓아두고는 하셨다. 약간 냉장실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마루에 꼭 있었던 것이 귤 상자였다. 겨울이면 플라스틱 바구니를 들고 가서 귤을 한 바구니 담아와서, 아랫목에 깔린 이불 속에 들어가서, 차가운 귤을 요리조리 주무르며, 앉은자리에서 한 바구니의 귤을 모조리 까먹곤 했다. 그래서 겨울에 내 손은 늘 귤색에 물들어 노랗게 됐었다.


사실 이제는 예전만큼 귤을 먹지는 못한다. 예전에는 서른 개씩 먹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세 개도 많다.


겨울, 추위만큼이나, 따뜻했던 추억도 많은 것 같다. 11월이 이게 거의 다 지나갔다. 11월의 마지막을 무엇으로 남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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