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일
집 앞 교회에서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이 예쁘게 반짝였다. 2025년의 마지막 달이다. 마지막 달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시작하지는 않았다. 조금 감상적이 됐고, 조금 조급해졌고, 조금 의욕적이 되었다.
요즘 이상하게 아침 일찍 눈이 떠진다. 물론 이르게 시작한다고, 게으르게 하루를 보내지 말란 법은 없다. 그래도 반드시 오늘까지는 해야 한다고 했던 일을 해치웠으니, 꽤 괜찮게 보낸 하루 같다.
별로 한 일은 없지만, 뭔가 뿌듯하게 하루를 보낸 것 같다. 그리고도 아직, 오늘이 남았다. 보통 오늘 같은 하루를 보내면 남은 오늘은 그저 누워있고 싶은데, 오늘은 이상하게 남은 오늘도 무언가 '괜찮은 나'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 2025년의 마지막 달이라 그런가.
마지막 달의 시작의 날. 달 월, 날 일. 왠지 어감이 좋다. 마지막의 시작, 시작을 위한 마지막.
한 해를 보내는 일은, 반짝이는 작은 전구들로 시작해서, 커다란 종소리로 끝이 난다. 종소리는 때론 듣지 못할 때도 있지만, 반짝이는 전구들은 거리 곳곳을 누비며 한 해의 마지막을 알린다.
이 한 해를 보내고 싶은가, 보내고 싶지 않은가. 사실 별 생각이 없기는 하다. 이미 너무 많은 해를 보내왔다. 매년 돌아오는 생일을 보듯, 감흥이 없어졌다. 아니, 감흥이 없는 척하고 있는 걸까. 그렇지 않다면, 이런 화두를 꺼내지도 않았겠지.
올해는 분명 갈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올해가 올 것이다. 다음 올해가 오기 전까지, 올해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