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
손가락 끝에 거스러미가 생겼다. 나도 모르게 뜯어내고 있었다. 어느 순간 보니, 살이 벌겋게 돼, 따끔거렸다. 손거스러미나, 입술 각질 같은 것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자꾸만 잡아 뜯는 버릇이 있다. 상처 위에 앉은 딱지 같은 것도, 자꾸 뜯어내서, 상처를 오래 달고 다닌 적도 있다. 오히려 큰 상처는 그냥 두는데, 작게 일어나 있는 것들은 영, 신경이 쓰인다.
작고 사소한 것들, 내 눈에만 유독 거슬리는 것들, 그런 것들이 있다.
거슬리는 것. 그런 것들이 싫다, 그런 것들이 있다는 것이 싫다, 그런 감정을 갖는다는 것이 싫다. 그래서 제거할 수 없다면, 신경 쓰지 않고자 노력한다, 잊어보고자 노력한다.
거슬린다고 떼어버리면, 더 불편해질 수도 있다는 것, 신경 쓰지 않는다고, 잊어버리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생각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 버리는 것.
결국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반복되고 반복되는, 작고 사소해서, 더 거슬리는 것들. 가느다란 침이 되어, 나를 자꾸 찔러대는, 부정적 감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