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되어있기를 바라는 건, 역시 아니지. 아는 것과 하는 건 또 다르지. 이해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게 또 다른 것처럼. 나를 가장 어렵게 하는 건, 역시 나지. 무엇을 해도, 어떤 말을 해도, 모든 물음들에서도, 결국 나지.
역시, 나지. 내가 나니까, 가장 해결하기 쉬운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건 또 아니지. 내가 나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지. 괜찮다, 아니다, 못났다, 아니다, 왜 저럴까, 이 정도면 됐지, 아니다, 기다, 괜찮다, 틀리다, 하루에도 몇 개의 자아가 튀어나와, 스스로를 못났다 탓하고, 괜찮다 위로한다.
그래도 결론은 또, 나다.
한 걸음이 두렵게 느껴질 때, 뒷걸음조차 아득하게 느껴질 때, 할 수 있는 건 동동거리는 제자리걸음뿐인 것 같을 때, 용기도 위로도 위협도, 무엇도 소용이 없을 때. 그래서 나지. '나'를 보고, '나'의 뜻을 보고, '나'에 대한 믿음을 보고, '나'에서 '나'를 보고.
오늘이, 아니면 내일, 어쩌면 어제, '나'는 결국 '나'밖에, 그래서 결과도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