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렇게 겁쟁이가 되었는지

2025년 12월 21일

by 리움

냉장고를 다시 채울 때가 됐다. 물도 커피도 탄산수도 다 떨어졌다. 내 사주에는 물이 별로 없다는데, 그래서 물을 좋아하나? 물을 꽤 많이 마시는 편이다. 물을 보는 것도 꽤 좋아한다. 어쨌든 냉장고에 이제 물이 한 병밖에 남지 않았다. 오늘 시켜야겠다. 생필품이라 불리는 것들은, 참 빠르게도 떨어진다.


12월에 들어 시간이 더 빠르게 가는 것 같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라는데, 실감도 나지 않는다. 가끔 나 혼자만 너무 멈춰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뭐 사실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과 이건 좀, 안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왔다 갔다, 참 바쁘다.


그런데 꾸준히 생필품들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 어쨌든 생활을 하고는 있는 모양이다. 산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는 끝없이 소비가 된다. 가장 꾸준히 소비되는 것은, 시간인가?


요즘 자꾸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 다닌다. 올해를 돌아보니, 자꾸,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십 년 후를 생각하면, 지금의 상태로는 안될 것 같다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해 보면, 또 너무 막막하다는.


늘 항상 지금이 가장 중요한 기로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선택을 강요받는 기분이 든다, 스스로에게.


사실 잘 모르겠다. 사실 그냥 지금처럼 살면, 살아는 질 것이다. 그런데, 몹시도 바뀌고 싶은 모양이다, 나는 지금. 그런데, 또 그렇게 쉽게 바뀌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어쩌다 이렇게 겁쟁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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