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30일
미루고 미루던 건강검진을 하고 왔다. 건강검진은 꼭 미루고 미루다, 12월이 되어서야 받게 되는데, 그중에서도 올해는 최고로 늦게 받은 것 같다. 지금까지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지만, 한 해 한 해가 또 다르니, 이번에도 무사히 완수하고 왔다. 건강검진까지 끝내니, 정말 올해 꼭 해야 할 일들은 모두 끝낸 것 같다.
수면 마취의 영향으로 집에 와서도 반나절을 더 자고 나서야, 잠이 좀 몰려갔다. 요즘 이렇게 잠으로 하루를 보내버리는 일들이 잦아지고 있다.
사실, 나는 잠을 도피수단으로 쓰고는 한다. 무언가를 회피하고 싶을 때,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화가 난 마음을 달랠 수 없을 때, 잠을 선택한다. 자고 일어나면,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들도 한결 가벼워지고, 흥분된 마음도 가라앉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했던 문제들도 대충 그럴 수도 있지란, 문제로 바뀌고는 한다. 그래서 도저히 정리되지 않는 문제들 앞에서, 깨고 싶지 않을 때는, 잠 속으로 억지로 들어갈 때도 있다.
날씨도 너무 춥고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 건강검진 후, 근처 음식점에서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 요리를 먹었더니, 세상이 너그러워졌다. 어쩌면 이렇게 단순할까, 이렇게 단순한 사람이 왜 그렇게 복잡한 생각들을 할까.
너그럽고 잔잔한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하려 한다. 오늘은 내일을, 또 내일은 그다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