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어린이의 순수한 욕망
일곱 살 아들 미술대회 시상식 가는 길. 대회장상을 받는다고 하니 아홉 살 형아가 제일 높은 상이냐고 묻는다. 그건 아니고 최우수상, 우수상, 대회장상 이런 식으로 순서가 있다고 했더니 갑자기 ‘아 최우수상 받아 보고 싶다’라는 일곱 살 어린이.
평소에 욕심부리는 일도 잘 없을뿐더러 일곱 살 어린이의 말에는 딱히 무슨 의도가 없을거라 생각하니 그 말이 어찌나 귀엽고 순수해 보이던지.
‘비록 지금은 대회장상이지만 한 단계 더 성장해서 최우수상을 받는 어린이가 되고 싶어’라든지 ‘이 말을 하면 우리 엄마 아빠가 나를 자랑스러워하겠지’와 같은 의도를 담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우수상이 더 높은 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그 상도 받아보고 싶다는 인간의 순수한 성장 욕구.
의미충 엄마는 ‘아 이런 작은 성취가 아이의 자존감을 올려주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안겨주는구나’라는 해석을 곁들여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그리고 이렇게 글감 하나를 낚아 올린다.
어쩌면 이 글은 우리 아들 상 받았어요 하는 교묘한 자랑 글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비칠까 염려하는 내 모습은 안타깝고 또 실제로 그렇게 바라볼 어른의 시선은 부끄럽다. 날 것 그 자체인 일곱 살 아이의 말이 어른의 마음보다 더 고귀하단 생각이 든다.
그래서 평소의 지율이 같지 않은 그 말에 좀 놀라긴 했지만 ‘더 열심히 그리면 최우수상도 받을 수 있을거야’라든지 ‘어떤 상인지는 중요하지 않아. 최선을 다한 게 중요한거지‘와 같은 따분한 교훈의 말은 하지 않았다. 아니 참았다가 맞겠다. 우리 지율이의 순수한 욕망이 스스로 꿈틀거리는 모습에 감사하며.
정말이지 순수한 생명체.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