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CEO 노트

문제는 부피가 아니라 밀도

15cc Director's Note #01

by 임정란

책상 위 펜꽂이를 바라봅니다. 펜이 열 개도 넘게 꽂혀 있지만 실제로 쓰는 펜은 단 두 개뿐입니다. 옷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비슷한 옷들이 넘쳐나지만 아침마다 입을 게 없다고 투덜거립니다. 한 해 동안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다는데 우리는 여전히 배를 두드리며 다이어트를 고민합니다.


이미 모든 것이 넘쳐나는 세상


그럼에도 저희는 15cc를 만들었습니다.

왜일까요?


답은 간단했습니다. 부피가 아니라 밀도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15cc라는 작은 용기 안에 어떤 콘텐츠를 담느냐에 따라 무한한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작은 것의 힘'을 믿었고, 15cc로 15t(톤)의 가치를 만들어 내겠다고 직원들에게 선언했습니다. 사실 무모해 보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출렁이니까요. 하지만 이미 칼을 뽑았다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1,500개 뷰티 브랜드의 6,000개가 넘는 제품을 15gram 만의 감각으로 소개해온 지 벌써 10년 차입니다. 그 시간 동안 뷰티 브랜드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기쁨과 고충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다는 것을


메슬로의 욕구 이론에서 1~4단계인 결핍 단계를 모두 채우면 5단계의 자아실현을 꿈꾸는 것처럼 단순히 브랜드를 알리고 소개하는 역할을 넘어 다음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10년간 쌓아온 창작 노하우를 뷰티 크리에이터들과 나누고,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대 AI시대에 인간인 제가 뭐 얼마나 대단하겠어요. 펜 꽂이에 펜 하나를, 옷장에 티셔츠 하나를 더하는 심정으로 시작했지만 하루하루 지날수록 마음은 더 커져만 갑니다.


그래서 15cc입니다.


한 편의 영화가 마음을 흔드는 데 15초면 충분합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을 전달하는 데 15자의 고백이면 됩니다. 15cc가 드리는 작은 영감과 작은 실행이 파동이 되어 여러분의 창작에 원동력이 되면 좋겠습니다.


작지만 강하게. 적지만 깊게.

이것이 15cc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note_cover.jpg @15cc.official / 첫 번째 Director's Note 캐러셀의 첫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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