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합니다

2024년 5월 7일

by 리르리안

3일의 휴식이 지나갔습니다. 어린이날이었지만 비가 와서 아무것도 못한 분들도 많았을 텐데요.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마트에 가족단위 손님들이 엄청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저 같은 30대 백수 대충살이는 오늘같이 연휴 다음날이 가장 놀기 좋은 날이라서 비를 뚫고 나갔다 올까 생각 중입니다. 갔다 오는 길에 카네이션이라도 미리 살까 하네요.




내일은 어버이날입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꽃집에서, 온갖 번화가의 가판대에서, 학교 앞 문방구에서 카네이션을 잔뜩 팔고 있을 텐데요. 요즘에도 학교에서 카네이션 만들기 같은 걸 해서 집에서 부모님께 달아들이라고 숙제를 내주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게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어버이날 언저리가 되면 항상 작은 생화 카네이션 바구니를 사 오곤 합니다. 이맘때쯤이면 한 해라도 붉은 카네이션 한 송이를 더 드릴 수 있는 게 기쁨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신기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처럼 한 날에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에 대해 감사를 드리는 날을 지정한 국가는 많지 않습니다. 미국은 Mother's Day와 Father's Day를 따로 정해 기념하고 있고, Parent's Day라 이름 붙여진 날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에 법률로 제정된 기념일이라고 합니다. 중국과 일본도 미국과 같은 날짜를 각각 어머니날, 아버지날로 지정하여 기념하고 있죠. 미국식(?) 기념일답게 정해진 날짜가 아니라 각각 5월 둘째 주 일요일, 6월 셋째 주 일요일로 정해 기념합니다.


우리나라의 어버이날도 그 시작은 어머니날이었습니다. 1956년, 5월 8일을 어머니날로 지정했던 것이 그 흔적이죠. 한국전쟁 후 양육과 생업을 모두 책임져야만 했던 어머니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기 위한 날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 날 효와 관련된 시상식이나 기념행사가 치러지게 되는데, 시간이 흘러 '아버지의 날'에 대한 요구가 생기게 되었고 1970년대 초 정부는 아버지의 날을 따로 제정하지 않고 '어버이날'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어우르는 날로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옛날같이 '부모님이니까 낳아준 은혜를 잘 보답해야 한다'는 말이 통용되지는 않는 사회이고, "어디 친구 누구는 자식들이 뭘 해줬다더라~" 하는 말로 서로 자식 자랑, 신세 한탄, 자녀에게 잔소리하는 날로 비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세상이 변한 만큼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독자님들은 내일 하루만이라도 부모님의 은혜를 되새겨보고, 그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날로 삼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별 이야기 없이 정보전달하는 느낌으로 글을 썼습니다. 이제 씻고 나가려니 창문 밖 풍경이 심상치 않네요. 비는 조금 덜 내리는 것 같은데 바람이 진짜 크게 부는 느낌입니다. 저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하고, 비 맞는 것도 좋아하지만 비가 얼굴에 직접 들이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런 날이 꼭 우산을 써도 빗방울이 바람을 타고 올라와 얼굴과 안경을 적시더라고요. 나갈 때 안경닦이라도 두어 개 챙겨 가야겠습니다.


리르리안.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기 몫과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