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일상을 만들며

2025년 2월 16일

by 리르리안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라는 말을 하기 싫어서 자주 브런치에 들어과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5년 만에 어쩌다 이룬 취업과 그 후에 다가오는 수많은 "배워야 할 것"이 머릿속을 꽉 채워 생각을 정리할 수 없는 상태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손을 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직업 특성상 점심을 먹고 출근하고 밤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일상이 되다 보니 퇴근한 뒤에는 더더욱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도 합니다. 거기에 나름 게임하면서 방송도 켜는 또 다른 일상이 있다 보니 물리적으로 글 쓸 시간이 사라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렇게 일요일 저녁시간이 되면 글을 쓸 여유가 생깁니다. 운동을 갔다 와서 씻고 자리에 앉아 이스포츠 라이브 중계나 자주 보는 스트리머의 인터넷 방송을 틀어두면 마침 글을 쓸만한 타이밍이 됩니다. 그리고 이때가 돼서야 한 주 동안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정리가 되고, 다음 주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 다시 출근을 해야 하지만, 출근이 있기에 이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것이겠죠.


사실, 빨리 입사하는 걸 원했던 회사에게는 미안하게도 개인적인 사정을 핑계로 2월부터 일하는 것으로 맞춰둔 다음, 설 연휴를 포함해 2주의 자유시간을 얻었었습니다. 설 명절 주간에는 여행을 갈 수 없으니, 사실상 그전 주에 여행을 갔다 오자는 생각이었죠. 3박 4일 하고 싶은 것, 가려고 했는데 가지 못했던 곳 모두 하고 왔지만 아쉬움 가득한 여행을 하고, 1주일은 진짜 편안하게 집에서 세끼 밥 먹고 친구 몇 번 만나면서 입사 전 축하주 한잔 하며 출근을 준비했습니다.


회사는 참 좋습니다. 직종을 밝히고 싶지 않아 구체적인 일에 대해서는 일말의 언급도 하지 않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했던 거랑은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른 느낌이 참 재미있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 끝나는 것도 사실 출근이 거의 2시니 일하는 시간은 똑같습니다. 단지 예전에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했던(출근 시간이 새벽 5시였습니다) 출근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걸로 바뀌었을 뿐이니까요. 페이도 제 경력에 비해서는 과하다고 생각이 되니 지금까지의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물론, 아무래도 답답하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냥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만은 아닙니다. "늦게 출근하기" 때문이죠. 예전, 그러니까 새벽에 아르바이트를 나가던 때는 퇴근을 해도 채 점심이 되지 않은 시간이었기 때문에(근무 시간이 6시간인 것도 있지만) 오후 시간을 온전히 다 쓸 수 있었고, 심지어 금요일에 퇴근을 하고 나면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밤까지 2박 3일 여행을 갈 수도 있었죠. 실제로 친구들하고 1박 2일로 강원도 친구 집에 갈 때, 친구들은 반차를 쓰고 갈 때 저만 혼자 일을 끝내고 놀러 갈 수 있었죠. 물론 이제는 꿈의 일정입니다. 월요병은 확실히 예전의 출근 경험보다는 덜하지만, 아예 없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적응해야죠. 사람이고, 직장인이고, 앞으로 계속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글쓰기가 참 좋으면서 싫은 건, 몇 시간 이렇게 화면을 붙잡고 글을 썼다 지웠다 고쳤다 하다 보면 훌쩍 시간이 지나있다는 것입니다. 게임할 때보다도 더 빨리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별 내용 쓰는 것도 아니지만 기분은 좋네요.



커버 이미지 출처

Vladimir Srajber님의 사진: https://www.pexels.com/ko-kr/photo/30738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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