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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feeling

어떤 글을 적든 간에

by 릴랴

사람들의 메시지를 노트에 남겨달라고 해서 적힌 글 중 하나를 읽게 됐는데. 사실 그건 그냥 일기였다. 그게 많이 모였고 그게 두꺼운 노트 몇 권 분량이었다.



방금 그 글이 어떤 글들인지 읽어보았고 일기나 낙서 어쩌면 감정에 대한 작고 쉬운 끄적임이란 것도 잘 알았다. 일기란 게 늘 그렇듯이 무거운 내용도 갑자기 툭 튀어나오기도 하고 얄팍하고 가벼운 감상이 담기기도 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만약 저 글들이 책으로 나온다면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라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저게 나도 적을 수 있는 지금까지 제일 쉽다고 생각한 끄적임과 일기란 걸 잘 알고 있었다. 잘 적은 글이나 어려운 글, 배울 수 있는 점이 아주 많은 글이 일기나 낙서 글, 몇 줄의 끄적이는 글보다 잘 팔리는 거라고 생각해왔다. 다른 사람이 적은 글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적은 글에는 그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 확신해왔지만 그것도 편견이었나. 어떤 글을 적든 간에 세상에는 얻어 갈 게 있든 없든 간직하고 싶은 글이 있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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