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있는 신과의 내기

아무도 지지 않는 게임을 하자

by 릴랴

사람에게는 개개인마다 각자 자신 안의 신을 품고 있다는 속설이 있다. 그건 내 안의 온전하고 완전한 나 자신이기도 하고 상위의 자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날을 회상해 보자면, 어느 날의 꿈같은 연결이었고 환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건 어둡고 텅 빈 공간이었는데, 빛들이 한 곳으로 모여 하나의 빛의 구체를 만들고 그 형태를 따라 빠르게 순환되며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었다. 그 광경에 압도되려니, 빛무리에서 언어가 들려왔다. 구체에서 들려오는 말은 선하고 따뜻하고 안온했으며, 말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왠지는 알 수 없지만, 망연하게 불안하고 막막하고 뭔가가 떠다니기만 할 것 같던 검고 어두운 공간은 더 이상 무섭거나 두렵지 않게 했다. 그래서 서있던 자세에서 편하게 주저앉아서 빛이 해주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기 시작했다. 그러자마자 바닥이 폭신하고 굉장히 아늑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이불 같은 게 생겨서 그 어둠의 끝자락을 끌어서 덮고 다시 그 이야기를 호기심 있게 듣기 시작했다.




“매사에 될 수 있으면 편안한 마음으로 입꼬리를 살짝만 올려보자.


조금은 슬퍼해도 괜찮아.


그럴 때일 때도 입꼬리를 조금만 올려서 웃어보자.


물론 과할 필요는 없어. 정말 조금 희미하게나마 미소를 지어보는 노력이면 충분하겠지.


그러고 있다 보면 조금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마음이 들고 말 거야.


먼 훗날 혹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정말로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을 기약하면서 웃는 방법을 연습해 보자.


네가 정말로, 행복해서 웃게 될 날이 올지 안 올지 나와 내기하자.


우린 서로 아무것도 걸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한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 조금은 가볍고 재밌어지잖아?



게다가 이 내기에 가장 좋은 점은, 승자밖에 없다는 거야. 나는 네가 행복해지는 쪽에 걸 거야. 너도 네가 행복해지는 데에 걸 거지?


그러니까 자신이 납득할 만큼 행복해지는 날이 온다면 내가 이겼다고 나한테 말해도 좋아. 선심 쓰듯 허락해 줄게. 그리고 그럴 줄 알았다면서 축하도 해줄게. 너만 이긴 줄 아냐면서 나도 이겼다고 툴툴댈지도 모르지만, 웃으면서 정말 잘 됐다고 말하고 싶어.


그러니 아무도 지지 않는 그런 게임을 해보자. 응? 이 게임의 이름이 뭐냐고?”



가만히 가마니가 되어서 듣고 있던 유일한 청자가 드디어 의문을 품자 빛의 세기가 밝아지면서 밝기가 왔다 갔다 했다. 보아하니 왠지 구체가 굉장히 신나하는 것 같다. 말을 걸어주니 좋은가 보다. 이 내기의 이름이 뭐냐면…… 연결이 끝났다. 장난스럽고, 제멋대로에 편안했다는 감상만이 남았다. 그건 대체 뭐였을까? 표정 같은 건 알 수 없는데도 마지막에 그게 씩 웃었던 것만 같다. 내기의 이름은……


나는 아직도 모른다.


장난에 된통 당한 기분마저 든다. 직접 들은 건 아닌데 “안 가르쳐줄 거지롱.” 하면서 놀림받은 기분이 들어 어쩐지 한쪽 입꼬리만 올리게 되었다. 그렇더라도 사실 놀림당한 것치곤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다. 그래서 조금 버티다가 결국은 웃고 말았다. 힘을 쭉 빼고 의자에 편히 기댄 채 눈을 감았다.



그렇게 오늘도 나와 당신이 행복하길 바랬다, 진심으로.


왜냐하면, 사실 나는 누구보다 행복해지고 싶었으니까, 지금 이 순간에 그걸 깨닫는다.


그래서 당신이 행복해지길 간절히 바랬다.


내가, 행복해지고 싶은 그 진심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