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시 33분

by 릴랴

조금 더 쉽게 적길 바라면서 다시 글을 적기 시작했다. 내가 가진 생각들이 길지 않다면 길게 말하는 게 중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진 게 별로 없고 더 이상 전혀 새롭지 않더라도 지나가는 생각들이 쓸모없다는 생각이 들어도 계속 적어나가겠다. 새로운 것도 창의적인 것도 항상 나오는 게 아니었다. 물이 고여있다면 물이 고인 냄새가 나기 마련이지. 처음 흘러가는 시도를 해도 고인 물은 쌓인 냄새가 한동안 나올 거였다. 그래도 계속 흘려보내고 통로를 뚫어서 위에서도 흘러들어오게 하고 밑으로도 계속 내려보내면 새로운 물 그 자체가 되겠지. 그러다가 바위가 막고 흙이 막아서 다시 고이게 되면 다시 고이게 되는 시점이 오겠지만 항상 뚫고 받아들이고 계속 내보내는 시도를 오만하지 않게 겸손하게 해나가다 보면 또다시 새로운 물을 흘릴 수 있게 될 거였다. 겁낼 필요가 없을 터다. 나 자신이 새로운 물이니까 더 이상 새로운 물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 없이 당연히 또 나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겠지.

매거진의 이전글자, 나를 사랑할 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