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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리멀리 Nov 17. 2018

10- 철수 씨가 배 위에서 해준 얘기


1. 왕과 불가촉천민


 바라나시였다. 모든 인도인의 죽음이 있었다. 여기서 죽어야 다시 안 태어난 댔다. 왕들은 다신 안 태어나려고 여기서 죽었다고.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될지 모르니, 안 태어나겠다고. 여기서 재가 되어 뿌려졌댔다.
어떤 불가촉천민은 살려고 벌었다. 시신을 태우는 것으로 값을 받으면서 벌어 모았다. 죽은 이의 손가락에 있는 가락지와 목에 걸린 목걸이를 빼 팔아 벌었다. 부자가 되었고 여기서 왕처럼 살았댔다. 왕이 그랬듯 호랑이 두 마리가 지키는 집에서 살다 죽었댔다.

 살려고 죽음을 팔고 죽으려고 시간을 판다. 죽음은 끊임이 없어 그가 살게 해 줬다.  


2. 여성은 없었다


 여성은 이혼할 수 없었다. 열둘, 열셋에 결혼했다. 그러다 남편이 죽으면 남은 사람은 죽는 날까지 혼자여야 했다. 살 수가 없으니 불에 뛰어들고 물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여성은 화장터에 갈 수 없었다.


 여성은 자꾸만 울었다. 여성이 아닌 사람들은 울음을 참았다. 시신을 태울 때 울면 망자가 천국에 갈 수가 없다고 했다. 여성이 아닌 사람들은 계속 울음을 참았다. 여성은 화장터에 갈 수 없다.


-18.8.22. 인도, 바라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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