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 양심 -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야 하는가
피싱사기 조심하세요 여러분
우리 회사에서는 정기적으로 피싱(phishing)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많은 업무가 이메일로 이루어지는 특성상, 피싱 사고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안을 위해 수상한 메일을 받으면 링크를 클릭하지 말고 신고하라는 캠페인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 받은 피싱 예방 교육에서는 최근 발생한 우리 회사의 피해 사례가 소개되었다.
사실 업무 중에 받는 보안 교육은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대부분 그냥 듣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피싱에 대비한 연습용 이메일도 매달 받는데, 어떨 때는 보지도 않고 휴지통에 넣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교육용 예시가 아닌 몇 달 사이 실제로 일어난 한국 지사에서의 사건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런 일이 실제로 내 주변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경각심이 들었다.
이 중 한 가지 예시는, 이메일 주소를 아주 교묘하게 바꾸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메일로 거래가 성사되고 계약금이 왔다 갔다 하던 건이었다. 피싱 사기범은 이메일 회신을 본인이 보내며 중간에서 계약금과 잔금을 모두 가로챘다. 이메일 주소가 길고 복잡한 우리 회사의 도메인을 악용한 사례였다.
아무도 모를 만큼 치밀했고, 감쪽같았다.
이 사건에 대한 전말을 들으며, 나는 쭉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똑똑한 머리로 다른 걸 했으면 뭐라도 이뤘을 텐데.'
사실 해킹범을 보면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방법으로 보안을 뚫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보안 전문가이거나, 어린 나이에 IT에 두각을 나타내는 천재들도 있다.
나는 그들의 재능이 아깝다.
아니, 그 재능이 다른 곳에 엉뚱하게 쓰이는 것이 안타깝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해킹범과 IT 전문가, 이 둘의 진로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세상을 어떻게 대해야 되는지 고민해 본다.
1. 양심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양심(良心) :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
기본적인 옳고 그름에 대한 의식이 있는, 양심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성의 근본이라고 생각한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양심을 버리면, 다시 인간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다. 처음에는 죄책감도 느끼겠지만 점차 무뎌질 것이다.
내 인생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감을 갖고,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 애써야 한다.
2.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
더 좋은 사람이 되고자 결심하면, 더 좋은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나도 모르게 노력한다.
거창한 것도 필요 없다. 그냥,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아간다는 작은 소망이 나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어떨 때는 나를 위해서, 또 어떤 날은 주위의 사람을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어보자.
양심은 최소한의 도덕성이다. 반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순수한 마음이자 강력한 동기가 될 것이다.
3. 성공과 성취에 대한 철학
해킹범과 IT 전문가의 재능의 차이가 과연 클까?
하지만 해킹범의 경우 자신의 재능을 비뚤어진 방법으로 풀어낸다. 성공에 대한 잘못된 생각으로, 재능을 이용해 쉽게 불로소득을 챙긴다.
결국 어떻게 성취를 이룰 것인가에 대한 나만의 생각이, 인생의 결정적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내가 도달할 곳이 보이면 느리더라도 희망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다.
오늘도 쓰다 보니 거창해지고 진지해져 마무리 수습이 힘들어진다. ㅎㅎ
피싱을 예방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결국 삶에 대한 태도로 주제가 흘러 버렸다.
사실 세상을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유혹에 흔들릴 수 있다.
유혹은 항상 매력적이고, 탐스런 과일 같다.
그리고 한 입 베어문 순간부터 마치 선악과처럼 이전의 세상으로 되돌아가기 힘들다.
내 소신이 조금 더 확실해져, 눈앞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살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몹쓸 #글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