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풀림 Mar 12. 2024

이직하고 나서 하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전 직장과 비교 절대 금지!

내가 몸담고 있는 이 회사는 99.9%의 확률로 '경력직'을 채용한다.

아니, 요즘은 직무 경험이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전반적인 채용 트렌드라고 한다.

경력직을 원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현장에서 바로 써먹기' 위해서일 것이다.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입사 후 온보딩 교육이 거의 없다 보니, 기존 경험을 토대로 바로 일할 수 있는 경력직이 아니면 업무를 해내기 힘들다.


많은 직장인들은 3-5년 정도 업무 경험을 쌓고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있다. 아니, 기회만 주어진다면 3년 미만의 이직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업무, 높은 연봉, 승진, 더 나은 복지 등 이직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한 회사에서 충성을 다해 오래 있는다고 해서 내 미래가 보장된다는 법도 없고 말이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따라 조직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경력직 이직의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




오늘은 경력직으로 이직을 한 후, 주의할 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번 글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아래 문장과 같다.

이직한 후 전 직장과 비교 절대 금지


사실 이직을 하려고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고 면접을 준비하는 동안은, 자연스레 '나의 장밋빛 미래'가 그려진다. 그곳은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비치는 반면 지금 다니는 곳은 왠지 후져(?) 보이고, 모든 게 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태일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퇴사할 때는 회피 동기, 입사할 때는 접근 동기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접근 동기 : 무언가 좋은 것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동기
회피 동기 : 무언가 싫은 것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동기


이 두 가지 종류의 동기를 연애에 비교해 조금 더 설명해 보자.

퇴사할 때의 마음은 헤어지기 직전 연인의 상태와 비슷하다. 상대방으로부터 한시라도 빨리 멀어지고 싶다. 갖가지 이유로 지금의 직장이 싫어진 것이다.

반대로 이직은, 새로운 연인과 썸을 타는 것 같은 마음이다. 상대방이 매력적으로 보이고 눈에 콩깍지가 씌어 단점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게다가 썸을 타다가 사귀기로 결심한 순간의 짜릿함을 상상해 보시라.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몇 달간 면접을 보고, 마침내 입사를 통보받은 순간 온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느낌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직을 하고 얼마가 지나면, 현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좋아 보이기만 하던 새 회사에 이런 문제점이 있었다니! 비로소 환하게 빛나던 햇살이 아니라 뒤에 숨어 있던 구름이 눈에 들어온다.

연인과 썸 타던 시절에는 몰랐던 상대방의 단점들을 사귀면서 자연스레 알아가는 것과 같은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그리고 이 시기에 경력직 입사자들이 가장 크게 저지를 수 있는 실수가 있다.

바로 전 직장과 사사 건건 비교하기.

제가 전에 다니다 온 회사에서는 자율출퇴근 가능했는데 여기는 안 되나요?

여기 고객관리 시스템이 전 직장 시스템보다 안 좋아서 진짜 불편해요.

회식비가 인당 3만 원밖에 안 나와요? 헐... 다른 데랑 비교해도 너무 적어요.

왜 여기는 회의 시간에 사람들 각자 노트북만 하는지 모르겠어요. 전 직장에서는 회의 시간에 노트북 사용 금지였는데.

문구류 지급이 별도로 안 되는 회사는 처음 봤어요.


물론 전 직장과 비교하는 마음이야 백분 이해한다.

이직하고 나면 왠지 전 직장에서 몸서리처지게 싫었던 것들이, 생각보다 괜찮았다는 것을 비교를 통해 알게 되니 말이다. 전 직장이 최악인 줄 알았는데 그곳보다 더 안 좋은 곳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놀라움!

그리고 전 직장에서 당연하게 누렸던 것들이 혜택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느낀다.

래서 지금 직장에서 그걸 잘 모르는 동료들에게 얘기하는 것이다. 이 당연한 걸 왜 모르냐고, 왜 안 하냐고 있냐며 말이다. 

심지어 전 직장의 기억이 미화되고 그리워지기까지 한다.

하! 이 아이러니함이란.... 싫다고 내동댕이 치고 떠나왔을 때는 언제고 말이다 ㅎㅎㅎ


하지만 그 행동은, 새로 사귄 연인에게 전 여친이나 남친의 장점을 얘기하며 비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그것만큼 새로 사귄 연인을 빡치게(?) 만드는 것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직을 하고 나서는, 아무리 지금 회사의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그냥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한다.

불평불만은 속으로만 혼자 생각하자. 정 얘기하고 싶으면 퇴사자 모임에서만 하면 된다.


오히려 전 직장과 비교해서 지금 직장이 좋은 점들을 적극적으로 찾고 동료들에게 표현해 보자.

만약 이렇게 한다면 동료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다. 물론 진정성이 섞인 대화를 해야겠지만 말이다.


이미 떠나온 전 직장이 더 좋아 보인다면 다시 돌아가도 된다. if only, 당신을 받아준다면!

대부분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어렵게 새로 옮긴 직장에서 한시라도 빨리 적응하는 것이 성공적인 이직 생활의 첫 번째 원칙이다.

그리고 이직 생활을 매끄럽게 해주는 것이 바로 이직한 곳에서의 좋은 점 찾아보기라고 생각한다.

내가 간절히 원해서 이직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해 보자. 그리고 내가 이 회사에 계속 다녀야 할 이유들을 조금씩 발견하고 기록해 보자.


#몹쓸글쓰기


PS. 그나저나 나도 탈출하고 이직하고 싶다 ㅎㅎㅎㅎㅎ 어디 좋은 직장 없나요?







매거진의 이전글 영어 빨리 잘하려면 뭐부터 해야 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