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젯밤 OTT에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낄낄거리며 30분을 시간 순삭하고, 그제야 아차, 싶었다. 30분 전에 잠들었어야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날 수 있는데 지금 뭐 한 거지?
심지어 평소 평일에는 멀리했던 맥주를 한 캔 따서 들이키기 시작하니, 자꾸 간식거리가 당겨 안주까지 끊임없이 먹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나 자신에 대한 제어가 되지 않았다.
어젯밤의 나는, 마치 미래가 없는 사람처럼 현재의 쾌락과 즐거움을 탐닉하고, 오늘 새벽 일어나며 어제의 일을 엄청 후회했다.
자기 전 나의 하루를 돌아보고 내일을 계획하기 위해 다이어리를 쓰는 시간은 딱 15분밖에 걸리지 않는데, 집에 가서 다이어리를 쓰고 잔다는 것은 아직까지 나에겐 엄청난 의지와 정신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루틴 중 하나이다.
그 15분을 위해 퇴근길 운전을 하며 마음을 굳게 다잡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에서 다이어리를 꺼내 책상에 올려놓아야만 겨우 할 수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집에 가면 안도와 피로감이 몰려오며 그대로 누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하루를 고찰하고 더 나은 내일을 계획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 딱 15분!!!
그 15분은 너무 괴롭고 하기 싫어 피하고 피하다가 겨우 마음잡고 마주할 수 있는데 불구하고, 술 마시고 OTT를 시청한 시간 1시간은 정말 즐겁고 신나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후딱 없어지더라.
겨우 하루에 1시간 즐긴 것 가지고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떨지?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날 1시간의 내 선택으로, 다음 날 기상이 매우 힘들고 집중해야 할 업무도 잘 안 되는 '1일의 대가'를 치렀던 것 같다.
오늘 소개할 '퓨처셀프' 내용 중 미래의 나를 위협하는 요인 4번째, "미래의 나와 단절되면 근시안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다"에 대한 주요한 내용은, 방금 사례로 들었던 나의 선택과 같이 눈앞에 보이는 수많은 것들에 주의를 현혹당하고 끌려 다닌다면, 결국 내가 꿈꾸는 나의 미래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나의 장기적인 퓨처셀프는, 인생을 살아가며 아주 쉽게 잊어버릴 수 있다는 큰 특징이 있다.
우리는 하루 동안 나에게 일어나는 수많은 주변의 변화, 재미, 걱정등에 휘둘리고 끌려가며 살기 얼마나 쉬운 환경에 놓여있는가. 특히 스마트폰 사용이 시작된 이후 더욱 손쉽게 휙휙 변화하는 환경에 빠져들고, 의미 없는 콘텐츠를 계속 습관적으로 접하게 되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되는 것 같다.
그런 반면 나의 퓨처셀프는?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아! 정말 멀고도 멀다."이다.
지난번 글에서 퓨처셀프는 인생의 북극성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알다시피 북극성은 항상 거기에 있지만 내 손에 닿지 않는 저 멀리에 있으며 가끔은 구름이 끼고 비가 와서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고개를 들어 쳐다보지 않으면 심지어 북극성이 거기 있었는지조차 전혀 인지하지 못할 때도 있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퓨처셀프, 미래의 나의 모습보다는 내 눈앞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SNS 속의 세계가 더 매력적이고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 멀고도 먼 나의 퓨처셀프로 가는 길의 방해 요소인 '나의 미래와의 단절로 인한 근시안적인 결정'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래의 나와 연결하려면, 미래의 나를 현재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보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 그래야 미래의 나에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다.
- 퓨처셀프 82p -
다시 나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얘기해 본다면, 나의 어젯밤 1시간의 즐거움은 마치 내일도 이렇게 똑같은 일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한 행동이었다.
그런데 만약 나의 1년 후 미래는 '출판 작가'라고 굳게 믿고, 이 미래의 나와 연결되었다면?
나는 이날 TV 앞에서 술을 마시는 대신 책상에 앉아 글을 썼을 것이다.
미래의 나와 연결되었다는 생각이 나의 현재의 더 나은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나의 관심의 정도가, 미래의 나의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만약 우리 딸이 "엄마, 나 웹툰작가가 되고 싶어"라고 한다면, 나는 딸을 위해 당장 웹툰 작가가 될 수 있는 길을 검색해 보고 웹툰을 그릴 수 있는 고사양의 패드부터 사줬을 것 같다.
하지만 나를 위해 투자한다는 것은? 지금 이대로 살아간다면, 쉽지 않다.
나에 대한 투자의 동기부여가 되려면, 퓨처셀프와 연결해야 가능하다. 지금 현재의 나의 모습대로 매일 살아간다면 얼마나 답답한 삶인가. 더 나은 미래의 내 모습이 생생하게 매일 그려지고 생각만 해도 그 모습이 멋지고 즐겁다면, 나는 지금 그 미래를 위해 달려갈 동기 부여가 훨씬 더 잘될 것이다.
Question - 오늘의 질문
당신은 당신의 삶이 외부환경에 의해 이끌려 다니길 원하는가, 아니면 내가 주도해 나가는, 주체성이 있는 삶을 살고 싶은가?
주체성 있는 삶을 꿈꾸기만 하면서 현재 눈앞의 매혹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가? (아! 이건 내가 나에게 쓰는 셀프 반성의 질문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