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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Apr 09. 2024

똑똑똑, 저 번아웃이라고 합니다

자매품 소화불량

직장인 만성 질병 3종 세트가 찾아왔다.

하도 앉아 있어 생긴 허리 디스크,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 불량, 그리고 숨쉴틈 없이 쏟아지는 업무로 인한 번아웃까지.


긴가민가 했는데 번아웃이라는 녀석까지 찾아오니 이제야 실감이 난다.

지금 나는 회사에서 많이 힘들구나...

팽팽했던 고무줄이 끊어진 것처럼 간신히 붙잡고 있던 정신줄이 톡 하고 끊어져버린 느낌이다.

나를 지탱했던 모든 것들의 의미가 희미해지고 도무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의욕이 들지 않는다.


어제는 먹은 것이 없는데도 속이 쓰리고 입맛이 없었다.

월요일부터 사장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의 업무 폭격을 받다가 위경련이 올 것 같았다.

늦은 퇴근길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나에게 생긴 증상에 대해 셀프 해석을 해보았다.


소화 불량과 번아웃의 공통점이 있을 것 같은데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 둘의 발병 요인. 

둘 다 내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 생각되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음식물, 스트레스, 업무가 들어오는 경우 말이다.


그리고 이럴 때는 받아들이기를 멈추고 내 몸과 마음에 휴식기를 주어야겠다는 강한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한, 그리고 직장 내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는 다른 분들을 위한 극복 방안이 무엇일까 고민해 본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부터

힘든 걸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성격이다. 힘들면 참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주변인에게 말해봤자 나를 완전히 이해해주지 못할 것 같고, 나의 힘듦을 옮기는 것 같아 꺼려졌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지내니 바닷물에 계속 가라앉는 느낌이다. 

그냥 나 자신에게 솔직해보자. 아! 번아웃이 왔구나, 내가 이 정도로 힘들었구나라고 말이다. 

스스로 인정하고 그리고 나를 토닥여보자.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채찍질하지 말고, 힘든 타인에게 건네듯 나에게 위로를 건네어보자. '정말 힘들었지?'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자

유튜브에서 정신과전문의 분이 번아웃에 대해 얘기한 영상을 보았다. 

번아웃은 더 잘하려고 하는 완벽주의자에게 쉽게 찾아온다고 한다. 더 잘해서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와 현실의 간극 때문에 오히려 번아웃이 찾아오는 것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내 얘기였다. 주어진 업무가 10개라면, 10개 모두 열과 성을 다해 잘 해내야만 한다는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신이 아니다. 다 잘할 수 없다.

결국 번아웃을 극복하려면 내려놓고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잠깐 멈추어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내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책임감도 과도하면 병이다. 잘 비우면 더 좋은 것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정신적 건강은 신체적 건강으로부터 온다

번아웃은 물리적인 요인보다는 정신적인 요인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내 의지로 물리적 환경을 변화할 수 없다면, 내 정신이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스스로 관리를 해야 한다.

하루 5분이라도, 잠깐의 걷기나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활기를 불어넣으면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제는 6시간 마라톤 회의 끝에 너무 답답해서 혼자 회사 앞을 산책했다. 단 10분의 시간이었지만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이 나를 새롭게 깨우는 느낌이었다. 리프레시를 하니 머릿속도 조금씩 정리되고 싹 사라졌던 활기도 살짝이나마 되찾았다.

내 몸은, 내 정신은 내가 스스로 챙기고 돌봐야 한다.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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