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풀림 Jul 24. 2024

스마트폰에 딱 3개 앱만 남겨놓을 수 있다면?

요즘 당신의 관심사는 무엇입니까

"만약 당신의 스마트폰에 3개의 앱(애플리케이션)만 남겨놓고 지워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지난달 팀원들과 진행했던 워크숍의 아이스브레이킹 세션에서 건넨 질문 중 하나이다.

인터넷에서 아이스브레이킹 질문들을 열심히 찾던 중 발견한 것인데, 이 질문을 보는 순간 흥미가 확 생겼다. '오호라, 이 수많은 앱 중에 딱 3개만 남기라고?' 마치 무인도에 갈 때 가져갈 수 있는 세 가지의 물건을 고르라는 질문과 비슷하게 들렸다. 누가 떠올린 건지 참 현대적이며 기발한 질문이라 생각되었다.

이 질문을 워크숍 도중 받은 팀원들도 반은 어리둥절, 또 반은 재미나다는 표정이다. 전화나 메시지는 기본앱이냐고 묻거나, 꼭 3개만 골라야 되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생긴다. 서로가 같은 이해도에서 시작하기 위해 둘 다 그렇다고 가정하고 선택해 달라 요청했다.

별거 아닌 것 같은 질문에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각자의 답을 적어낸 후, 서로의 선택을 듣는 시간이 되었다.


우선 내가 선택한 3개의 앱을 공유했다.

"저는 카카오톡, 인터넷, 브런치 이렇게 3개를 고르겠습니다."

이렇게 답을 한 후 설명을 이어갔다. 카카오톡은 사람들과 연락하는 수단의 기능으로서 꼭 필요하고, 인터넷은 세상 물정 파악과 정보 검색을 위해, 마지막으로 브런치는 글로 연결되기 위해 필요하다 답했다.

다른 건 그런가 보다 하며 듣다가, '브런치'라는 단어에서 다들 놀라는 눈치다. 궁금해하는 것 같아, 작년부터 글쓰기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기 위해 앱을 이용한다는 답을 덧붙였다. 차마 나도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있다고 밝히지는 못했는데, 이 글처럼 그들과의 일상이 글감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퇴사하거나 그들이 퇴사하는 순간까지 결코 밝히지 않으리라 결심했지만, 반대로 솔직히 털어놓고 싶은 욕망도 스멀스멀 올라왔다. 말실수할까 봐 얼른 입을 틀어막고 다음 타자로 순서를 돌렸다.


이어지는 팀원들의 대답은 아이스브레이킹 질문 자체보다 흥미로웠다.

공통대답 : 유튜브
특징적인 대답 : 스카이스캐너, 밀리의 서재, 인터넷 뱅킹, 명상 앱

 우선 공통 대답으로 나 빼고 모두 '유튜브'를 꼽은 점이 재미났다. 이유는 각자 조금씩 달랐다. 요즘 빠져 있는 요리법을 검색하기 위해서, 좋아하는 영상을 보기 위해서, 음악을 듣기 위해서 등이었다. 대답을 들으며 필요한 정보를 얻고, 자기 계발을 하고, 즐거움을 얻기 위한 모든 것이 유튜브에 있다는 사실이 실감되었다. 


각자의 현재 관심사에 따라 특징적인 앱을 선택하기도 했다.

스카이스캐너를 고른 팀원은 취미가 여행이라, 계속 초저가 항공권을 검색하며 미리 여행의 설렘을 느낀다고 설명한다. 밀리의 서재를 선택한 팀원은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평소 육아와 일을 병행하느냐 시간이 없어 언제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독서 플랫폼을 선택했다 말했다. 

인터넷 뱅킹을 고른 팀원의 대답은 정말 현실적이었다. 아이의 학원비를 내고 생활비를 관리하는 것이 자신의 가정 내 역할 중 하나라, 오히려 이 앱을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사람들을 더 궁금해했다. 마지막으로 명상앱을 선택한 팀원은, 요즘 사람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아 오히려 그들과 연결을 피하고 명상을 하며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다양한 대답을 듣다 보니, 저마다 추구하는 삶의 재미와 의미, 그리고 고민들이 조금씩 보이고 이해가 되었다. 같이 대답을 듣던 팀원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서로 질문을 하고 경청을 하며 공감을 했다.


사실 이날 느꼈던 점이 많아, 몇몇 주위 사람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봤다.

우선 남편은 인터넷 뱅킹을 가장 먼저 꼽았는데, 그 역시 우리 집 생활비 관리를 담당하고 있어 이것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길치로 고생하는 지인은 내비게이션을 필수 앱으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는 지인은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선택했다. 이들도 자신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과, 앞으로 필요한 것들이 선택의 기준이었다.


독자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실지 진심으로 궁금하다. (나만 궁금한가,, 내가 이상한가 싶긴 하다 ㅎㅎ)

스마트폰 없이 살아가기 힘든 세상, 이 소중한 기기에서 나는 어떤 앱을 주로 사용하는가? 아니, 어떤 앱이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가 선택을 해야 한다면? 

이 질문은 나의 현재 우선순위를 잠시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면서, 서로의 비슷함과 다른점을 찾는 것도 분명 흥미로울 것이라 주장해본다.


PS. 댓글로 자신의 스마트폰 앱 선택 3가지를 알려주시면, 다음 글감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꾸벅)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