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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Jan 10. 2024

질문으로부터 시작된 자극

나를 성장시키는 질문은 무엇인가

2023년 성과에 대한 자기 평가 시즌이 시작되었다.

매년 해왔던 자기 평가라 별생각 없이 나의 주요 성과들을 나열하던 중, 나를 멈칫하게 만드는 질문을 맞닥뜨렸다.


"What is your short-term and long-term career goal?"


나는 이 회사에서 10년 넘게, 그리고 부서를 여러 번 옮긴 후 현재 포지션에서 6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말이 같은 회사지 합병한 계열사마다 조직 문화와 비즈니스 성격이 달라, 부서를 옮길 때마다 새로 이직하는 기분이 들만큼 변화가 컸다.

게다가 현재 몸담고 있는 부서는 최근 3년간 코로나 특수로 계속된 바이오 업계의 호황에 힘입어, 매출은 급격하게 늘어났고 이에 비례해 늘어난 업무량을 처리하느냐 늘 정신없고 바빴다.

일 중심적으로 계속 앞만 보고 달려오다가, 자기 평가를 하며 이런 질문을 받으니 머리가 하얘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의 커리어 목표에 대해 최근 몇 년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진심으로 반성했다.

내가 만약 이 부서와 조직에 계속 있는다면 나의 미래는 무엇일까?

비록 나를 둘러싼 업무 환경이 변화했고 다양한 업무가 주어졌다 하더라도, 같은 일을 해온 지 오래되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하기는 했었다.

게다가 팀원들의 다음 커리어 목표 중 하나인 팀장 되기를 실현하려면, 나는 내 자리에서 더 머물며 그들의 앞길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도 크게 드는 요즘이었다.




사실 나는 직장 동료나 지인, 그리고 생판 모르는 남들과 커리어 상담을 할 기회가 종종 있다.

가장 최근의 커리어 상담은, 새로운 직장에 합격했지만 이직을 하는 게 맞는 걸까 심하게 고민하던 동료였다.

몇 차례 그의 얘기를 들어주고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나누던 중 그가 나에게 물었다. 나라면 어떻게 결정할지.

나는 이 질문을 듣고, 그에게 다시 질문을 던졌다.


"OO님에게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 3가지를 우선순위로 나열한다면 무엇일까요?"


질문을 받은 동료는 눈빛이 마구 흔들리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눈치다.

아직 자기가 직장 생활을 한지 얼마 안돼서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솔직히 대답하는 그를 위해 나는 칠판에 표를 그리며 몇 가지 예시들을 설명해 주었다.

사람과의 관계 형성, 돈, 일의 의미, 워라밸, 성장 가능성 등등에 대해 A와 B 회사를 현재 기준으로 점수를 매기게 하고, 앞으로 5년 후 점수는 어떻게 될 것인지도 물어보며 답을 적게 했다. (참고로 나는 심한 T 성향이다...)


다행히 내가 의도한 질문의 방향성을 알아챈 동료는 곰곰이 생각하며 답을 써 내려갔고, 우선순위 요소와 미래 가능성 등에 대해 느끼는 점이 많았다는 피드백을 주었다.


 나는 그와 대화를 하고 난 후 나 스스로에게도 이렇게 질문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밀려드는 업무를 처리하느냐 이런 생각은 곧 잊히고 말았다.




연말 평가 시즌 나에게 주어진 '당신의 커리어 목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보며 나는 큰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했던 나의 목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당신의 커리어 그래프를 그린다면?'이라는 질문을 받고 잠시 멍해졌다는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강연을 보았다.

강연자에게 이 질문을 한 사람은, 커리어 그래프의 X축은 시간의 흐름, 그리고 Y축은 자신이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팩터를 넣고 그래프를 그려보면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선택해야 될지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다.


이 강연을 보며 나는 나의 커리어 Y축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의 커리어 중심은 주로 일의 의미, 성장 그리고 동료들과의 진정성 있는 관계로부터 나오는 시너지였다.

아직 그래프를 그리지는 못했지만, 나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며 지금 나는 일에서 얼마나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성장할 가능성이 있을까 다시 고민해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코칭을 배우고 회사에서 컨설팅을 접하며,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깨달았다.

좋은 질문은 답으로 가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이런 질문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도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는 시간이 적다.

그러나 스스로 질문을 하다 보면 결국 내 안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고 나아가 원하는 답을 구해 그것을 위해 행동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스스로 질문하는 것이 아직 어색하고 어렵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아 계속 질문을 받고 답을 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질문을 통해 내적 외적 자극을 받으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아직 나는 나에게 주어진 커리어 목표에 대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질문 하나로부터 시작된 성장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보려고 한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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