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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Jan 16. 2024

나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는 불변의 진리

요즘 글을 쓰는 것 자체에 몰두하다 보니, 다른 분들의 글을 읽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많이 부족하다.


나에게 하루 한 편 글쓰기는 짬나는 대로 글감에 대해 계속 생각을 하고, 그런 고민 중 불쑥 내 옆에 나타난 '영감'님을 붙잡기 위해 실시간 메모를 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즉, 최근의 나는 글의 소비가 아닌 생산만 하기에도 너무 벅차고 정신을 못 차리는 상황이다.


글쓰기 루틴(글루틴) 모임에 가입에 매일 쓰고는 있지만, 그냥 이렇게 쓰기만 하는 게 맞는 건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내가 쓰는 글의 질에 대한 고민이 생겨났고, 다른 작가님들은 어쩜 그렇게 글을 잘 쓰시는지 마냥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게다가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했는데, 나는 모방조차 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다른 좋은 글들을 멀리하는 것 같아 불안했다.

그렇게 고민만 하던 중, 글루틴 모임에서 조아 작가님의 글을 접하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나의 충격 요인을 세 가지로 요약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하루 한 권 책 읽기 --> 어떻게 사람이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을 수 있지?

2. 책 읽고 매일 쓰기 --> 읽는 것도 벅찬데 여기에 더해 책에 대해 쓰기까지 한다고?

3. 이과 전공 회사원 --> 나도 이과 출신 회사원인데, 이 모든 게 가능하다고? 설마~~~~


우선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가장 놀라웠다.

나의 경우 그놈의 책 욕심 때문에 사면 다 읽을 것 같아서 집에 방치해놓기만 한 책이 얼마나 많던가!

처음에 책을 펼치면 느껴지는 설렘은, 채 이틀이 가지 못해 시들해져버리곤 했다.

호기심은 마르지 않는 호수 같지만 끈기는 실오라기 같은 성향의 나는 머리맡에 쌓인 책을 보고 '아, 읽어야 되는데~~~'라는 부담감의 빚만 쌓아가고 있다.


그래서 올해 목표는 하루에 딱 15분이라도 잠들기 전 책을 읽어보자라고 소소하게 잡았는데, 이 작가님은 매일 새벽에 일어나 그 짧은 시간 안에 한 권의 책을 완독 한다고 하신다.

아니, 그것도 모자라 완독 한 책에 대해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브런치에 기록으로 남기신다.

무려 아침 7시 언저리쯤 말이다.




이쯤 되니 작가님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했다.

우선, 이 분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왜 그렇게 매일 책을 읽고 여기에 대해 쓰시는지 알고 싶어 작가님의 예전 글과 매거진을 읽기 시작했다.


나는 조아 작가님이 일독일작을 하시길래 당연히 글로 먹고사시는 분인줄 알았는데, 본인은 이과를 나온 직장인이라고 글에서 표현하셔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도 똑같은 조건의 이과 출신 회사원으로 살고 있는 사람인데, 자기 전 20쪽 책 읽기도 정말 벅차단 말이다.....(저만 그런 건가요? ㅎㅎ)


하루에 책을 하나씩 읽는 것도, 거기에 더해 쓰기까지 하는 것도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생각하며 작가님의 글들을 정독하다가 '수불석권'이라는 아래의 글을 접하게 되었다.


https://brunch.co.kr/@ilikebook/206


작가님은 책을 좋아해 매일 읽는다고 하셨고, 곁에 책을 두는 '수불석권'의 삶을 행동으로 옮기니 책에 대한 포용성이 높아졌다 하셨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자연스레 나의 독서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책은 어린 시절 나의 가장 큰 장난감이자 보물상자였고, 지금 내 인생의 8할을 만들어준 것 같다.

아빠가 큰맘 먹고 월급을 탈탈 털어 사두신 전집을 보며 호기심을 충족하고 기초상식을 닦았으며, 첫 회사에서 강제로 읽고 독후감까지 쓰게 한 매월 3권의 자기 계발서가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힘들 때면 읽었던 책은 나를 위로해 주었고, 한 권의 소설은 나를 웃기다가도 감동에 울게 만들었다.


나의 마인드셋과 행동 모두는, 내가 읽어왔던 책의 총합이었다.


그리고 내가 왜 책을 좋아했는지 돌이켜본다.

 - 책 안에는 내가 접하지 않은 세상이 있다

 -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 머릿속에 떠돌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 결국 책을 읽으면 나에 대한 자기 성찰을 더 잘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고민하던, 어떻게 하면 글을 더 잘 쓸 것인가의 문제는 독서로 해결될 것이라는 깨달음도 얻게 되었다. 아니, 이건 사실 정답을 알고 있었는데 실천하지 않았던 것뿐이라 지금부터는 조금 책을 많이 읽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나 같은 노력형 작가가 글쓰기 초보 입문 과정을 거치며 우당탕탕 지나가는 길들을, 좋은 작가님의 좋은 글을 만나 이렇게 또 배우며 뒤따라 걷게 되었다.


조아 작가님, 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해봅니다!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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