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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 Feb 20. 2023

선물


최근 선물을 받는 상황이 종종 있어왔다. 이유는 없지만 마음이 담긴 선물을 받을 때면 마음이 따뜻해 지곤 한다. 더군다나 그것이 내가 너무 갖고 싶었던 것일수록 더더욱 그렇다. 구에게 받은 몰스킨 노트가 그랬고, 오빠에게 받은 고체물감이 그랬으며, 엄마에게 받은 만년필이 그렇다.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들이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있는 상황이라 그런 것 같다.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 지금, 아마도 올해 생일 선물은 거의 받지 못할 확률이 크다. 하지만 오히려 마음은 홀가분하다. 편안하게 선물을 하지 못하는 지금의 내 상황이 이런 마음을 만들었으리라. 

사실 선물이라는 것이 의무에서 벗어날 때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고 느낀다. 나는 꼭 무슨 날이어서가 아니라 하고 싶은 마음과 물건이 생겼을 때 선물을 한다. 내가 써 보니 좋은 물건이 있으면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선물하고, 지나가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면 사서 선물을 하는 식이다. 날에 맞춰서 카톡 선물하기에서 적당한 가격의 적당한 물건을 고르는 것이 영 내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물론 사랑의 표현방법은 다 다르고 그런 방법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선물이란 종류 불문하고 모두 감사하지만 내가 하는 방법과는 맞지 않다는 것일 뿐이니 오해하지 않길)


어쨌거나 근래에 받은 선물들을 정말로 잘 쓰고 있고, 이 물건들이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나니, 나 또한 무언가를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에겐 타인을 살피는 능력이 조금 부족해서 줄곧 내 위주의 선물을 하곤 했는데, 받는 사람을 위한 선물을 하고 싶다는 마음 또한 덤처럼 따라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의 대화에서 유추해 봐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관심이다. 

나는 나 이외의 것들에 썩 무심한 편이라 조금 어렵기도 하지만 관심을 가지면 분명 그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받은 선물들 또한 그들의 관심에서 피어난 것이 분명하기에 나도 노력해 보리라 마음을 먹는다. 그리고 선물에는 꼭 카드를 동봉하리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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