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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메 Sep 08. 2023

보는 게 곧 내가 된다

지금에서야 되돌아보니 내 삶은 미디어가 다였다.

바이오맨을 좋아하던 어린 시절엔 친구와 변신놀이를 하며 놀았고, 영화 러브레터를 보고 눈물 펑펑 흘리던 학창 시절엔 피아노로 영화 ost를 연습하며 감성을 키웠고, 섹스 앤 더시티에 심취했던 20대엔 마치 내가 쿨한 여성이라도 된 듯 명품백을 들고, 유교걸이 된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만행을 저질러 대기도 했었다.

20대를 생각하면 모든 순간들이 아찔하다. '홍대 만취녀'라는 타이틀로 영상이 떠돌아다니지 않는 것만으로도 나는 내 삶의 운을 거의 다 썼다고 생각하기도 한다.(친구들아 잘 있니)


작년, 나의 온 마음을 흔들어 놓은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보며 오랜만에 가슴이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보는 것이 내 온 마음을 채우는구나.'

나를 거쳐간 모든 미디어가 내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아무거나 내 안에 담고 싶지 않아 졌다. 그 뒤로 오랜만에 영화 '러브레터'를 다시 보며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하고, 오랫동안 듣지 않던 뉴에이지 음악을 듣기도 하는 등, 잊고 있던 나의 감성을 다시금 되찾아 가며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는 경험을 했다.  

 

말투, 몸짓, 표정, 감성. 그 모든 것이 내가 보는 것에서 기인한다.

내가 보는 게 곧 내가 된다. 나는 아름다운 것만 보며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야지.

나는 내가 만드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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