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아침 루틴
며칠 전부터 아침 일기 쓰기를 시작했다. 큰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시작했다. 힘 잔뜩 주고 뭔가를 시작하려면 늘 탈이 나더라. 배탈이든 허탈이든. 내 몸속 무언가 삐걱대며 압박을 느끼곤 하는데. 그 부정적 기운을 의식한 순간부터였나. 시작에 앞서 난 최대한 힘을 빼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초심자가 수영을 할 때 물에 뜨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뭔지 알까? 다름 아닌 몸에 힘 빼기이다.
아침 일기 쓰기를 시작한 이후 꽤나 진정되는 감정들이 생겼는데, 그중 하나는 불안감. 작사가가 되어야지라고 누가 선포해주는 것도 아니고. 결정적인 출발선 없이 서서히 진행되었던 지난 일 년여를 회상한다. 그 당시 목표는 shift였던 것도 생생하다. 내 가 하는 일, 즉 직업의 명명을 바꾸는데 힘을 많이 썼다. 그러다 보니 주변을 의식하게되었고, 나 뭐합니다 라고 말하는 것도 뭔가 화끈거리고. 점차 몸이 굳어갔다. 뻗뻗해진 팔다리의 긴장은 곧 마음으로 옮겨졌고, 심리적인 탈진은 불안정한 나를 만들었다. 비유하자면 나 혼자만 아는 롤러코스터에 탑승한 것. 그 자리에 벨트를 맨 채 나는 잠이 든 후에도 깨어있고 비밀스레 비교도 하며 높낮이를 측정하며 조바심을 낸다. 어쨌든 매우 별로인 상태. 객관화와 솔직함보다는 아닌 척, 쿨한 척 숨기는걸 더 하고 싶었는데 이래나 저래나 피곤한 거는 매한가지니까.
그래서 몇 줄이라도 두서 없는 글을 적으며 일기를 써보기 시작했는데 (사실 한두 번 써본 게 아닌 일기인데도) 해소되지 못한 고민들이 조금씩 잠잠해지는 것 같다. 해결이 아니고 해소된 느낌이 맞다. 그러나 머릿속 잡념들이 글자에 적혀 빠져나간다는 상상으로. 가벼워진 머리와 맘을 기대하며. 건강함을 위해 능동적으로 노력하는 중이다.
sound <신체, 정신이> 건전한, 건강한, 정상적인 / 온전한, 상하지 않는
nice (기분) 좋은, 즐거운, 멋진
요새 나의 삶에서 가장 깊게 추구하는 두 단어이다. 매우 단순하지만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또 소리라는 뜻의 sound가 건강한 이라는 뜻이 되는 것도 음악을 가까이하는 나에게 특별하도록 다가왔다. 거기에 nice함까지!
내가 이러다 보니 다들 어떻게 자신만의 고민을 마주 보는지도 새삼 궁금해져서 심리학 책들의 소개글을 더 자세히 읽어본다든지 평소에 캐치업하던 사람들이 추천하는 팟캐스트나 유튜브, 혹은 음악들을 찾아보았던 시간들이 요즘 내 아침의 메인을 이룬다.
그중 괜찮은 것들을 공유하고 싶어 오늘은 메모장을 열었다.
모두들 Sound mind, sound body!
+ 캔디 같은 그녀의 목소리와 감각적인 영상을 보다 보면 마음이 이내 부드러워진다.
+ 내 아침의 안 비밀 : 사과와 커피
+ 제일 좋아하는 한 장의 루틴이자 형식 Achim
+ 루틴을 다잡고 싶을 때 본다. 내내 upbeat 음악이 흐르고 아이에게 단호하지만 다정하게 전달하는 중저음의 엄마 목소리가 묘하게 어울린다.
+ 영국에서 도착하는 특별한 서신. Walk Under Currents. "영국의 가장 평범한 장소에서 가장 평범한 사람들의 관찰을 기록한 정기간행물"
https://walkundercurrents.bigcartel.com/
+ 나에겐 또 하나의 그사세. z세대를 읽고 싶을 때 때껄룩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댓글을 읽는다. 다들 어쩜 이리 센스 있어? 싶을 정도로 재밌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Vut4hqvrjQC4qDE3oc5qig
+ 때로는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 백색소음을 원한다.
유튜브 검색창에 rain forests sound, resort music, spa 등등 다양한 정도와 세기의 소리들의 영상들이 넘쳐난다.
+ 영화 한 편 틀어두고 요가, 간단한 스트레칭. 그 후엔 미지근한 물로 샤워. 최고의 리프레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