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보안관 4
코로나19 이후 일상 회복이 이루어지던 무렵
어느 동네에서 배달대행사를 운영하던
한 대표가 있었다.
배달대행사를 운영하던 대표는
어느 날 경쟁 배달대행사에 기사들과 가맹점을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넘겨버립니다.
서로 경쟁하던 사이였습니다.
입에 담기 어려운 말로
상대 대행사를 욕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하루 전까지도 관리자와 라이더들을 속인 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운영을 이어갑니다.
어떤 이유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라이더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평소처럼 출근을 합니다.
하지만
배달대행사는 갑자기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리고
경쟁 배달대행사로
소속이 넘어갔다는 말을 듣습니다.
기사 등록을 하러 오라고 합니다.
등록을 해야 그 회사 소속으로
일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사용하던 어플은
단 3일만 더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라이더들은 말을 잃습니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
서로 얼굴만 바라봅니다.
배신감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대표는 둘이었습니다.
한 대표는 미안하다는 말만 남긴 채
그대로 잠수를 타버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태연합니다.
사람들을 이용했고
마지막까지 의논 한 번, 말 한마디 없이
그들을 팔아버린 셈이었습니다.
벙찐것은 라이더들만이 아니었습니다.
픽업을 하러 가는 가맹점마다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며칠 뒤
강제로 다른 대행사에 등록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동안 대표들을 믿고
함께 일했던 사장님들은 분노합니다.
그리고 불안해합니다.
홀 장사를 하는 가게도 있지만
배달이 전부인 가게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이 일은
단순한 계약 문제가 아니라 생계의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그 배달대행 회사에서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했고
믿을 수 있는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박 사장이었습니다.
사실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서로를 이름 대신 성을 붙여
“사장”이라고 부르곤 합니다.
가맹점 사장님들도
라이더들을 그렇게 불러줍니다.
그래서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김 사장
박 사장
이렇게 서로를 부릅니다.
그렇게 불리던 박 사장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그를 지켜본 사장님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박 사장.”
“박사장이 배달대행 대표를 해주면 안 되겠나.”
가는 곳마다 같은 말을 듣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말을 서로 맞춘 것도 아닌데
어디를 가도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우리가 힘이 되어줄게.”
한 동네를 주름잡는 큰 가맹점 사장님들까지
박 사장의 어깨에 힘을 실어줍니다.
그동안 박 사장이
어떻게 일해왔는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에게 이 선택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에게 배달이라는 일은
아내를 살리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해 가족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곁에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합니다.
그리고
조용히 덧붙입니다.
잠시
침묵이 흐릅니다.
아내는 다시 말합니다.
“사람들이 당신을 필요로 한다면”
그 말은 허락이 아니라
함께 짊어지겠다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박 사장은 결정합니다.
그 순간
박 사장은 생각합니다.
사장님들에게 이렇게까지
믿음을 받았으니 그 믿음을 보답할 수 있는
신뢰 있는 회사를 만들자고.
당장 배달대행사가 사라지면
라이더들도 가맹점들도 모두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체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박 사장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플랫폼을 알아보고 계약을 진행하고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라이더들이 불편함 없이 바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가맹점들도 문제없이 배달을 있어갈 수 있도록
하나하나 힘을 쏟아냅니다.
그리고
박 사장이 대표가 되기로 한 이유는
또 하나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대표들은
사무실에서 관제를 보고 기사를 관리했습니다.
하지만
박 사장은 달랐습니다.
그는 라이더였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길 위를 달리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라이더들이 무엇이 불편한지
무엇이 힘든지 무엇이 위험한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말합니다.
그리고 이 말을 덧붙입니다.
“나는 항상 필드에 있을 겁니다.”
“그들과 함께 달릴 겁니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대표가 아니라
같은 길 위에서 함께 뛰는 대표였습니다.
그렇게 다시 시작이 됩니다.
사무실도 계약합니다.
작았습니다.
가구도 없고
막 계약한 텅 빈 사무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돗자리 하나 깔고
컵라면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려쬐는 더위와 차가운 바람을 막아줄
작지만 그들의 보금자리가
생겼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너무 기뻐했습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이 동네에서
일 잘하기로 유명한 베테랑 라이더들.
인원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두 사람 몫을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평소 박 사장을 알던 동료들이
그와 뜻을 함께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작은 회사 하나가 생겨납니다.
큰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을 버리지 않고
사람을 남기는 회사가 되기로 합니다.
조용히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