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1분간의 동영상을 찍기 위해 마포구 영유아지원센터인 '시소와그네'를 다녀왔다.
명랑과 마주앉아 손자의 언어치료 과정과 치료 3회기 때 언어치료 선생님으로부터 아이의 설소대를 체크하고 오라는 권유를 받고 찾아간 치과에서 바로 설소대성형술을 받은 내용을 요약하여 1분 동안 촬영을 마쳤다.
UCC 작업에 사용될 이 영상은 '시소와그네'가 하는 희망브릿지라는 마포구 영유아 발달지원 사업이 부분적인 아동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보다 보편 복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들고자 하는데 쓰여진다고 한다.
촬영 전후로 명랑은 조심스럽게 진행해주었다. 나의 얼굴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 손자가 발달장애 센터를 찾는 것에 대해.
명랑의 다정한 눈동자를 바라보며 내가 말한다.
저는.. 저도 조심스러워요. 손자의 설소대 성형을 결정하던 순간 한 사람의 인생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걸 결정해야할 때 두려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해야했어요. 혀가 짧은 상태에서 연습을 한다고 해도 리을 발음이 안 되는 아이에게 언어치료를 받는데 왜 안 되는가고 상처를 줄 뻔 했으니까요.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위해, 원하는 만큼의 건반을 짚기 위해 손가락 사이를 찢듯이 손자도 자신의 의사표현을 타인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청소년이 되어서 자신이 겪은 경험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하고 싶어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에게 나도 그랬는데 지금은 괜찮아.
하고 말해 줄 수 있는 아이로 말이죠.
지난주 금요일 남동생의 치과에 동행했다. 담당의와 상의후 이번주 금요일 그의 어금니 위아래 두 개를 뽑기로 했다. 풍치로 염증이 심화되어 잇몸 뼈가 녹아있단다. 녹은 뼈가 차올라야 임플란트를 할 수 있으니 당장 뽑자고 하니 동생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해서 일주일 후로 미루었다.
그와 어깨를 나란히 걸으면서 나는.. 표현이 서툴러서 화가 자주 나있던 남동생의 유년을 소집한다. 영유아 발달의 조기 개입의 중요성은 바로 내 가족의 안위와 연결되어 있다.
사회적 손실을 막는 것이기도 하다.
남동생의 아이의 아이를 돌보고 있는 내가 그 증거이다.
만약 그가, 그녀의 딸이 영유아 시기에 사회적 안전망을 통해 적절한 발달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혹은 양육자가 미처 깨닫지 못 한 부분을 신뢰가 형성된 전문가의 지원을 통해 빠른 시기에 발견할 수 있었다면..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렇다치더라도 미래의 아이들, 손자의 자손들은 조금 더 본인의 인생에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돌봄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개인인 내가 가족의 일부로서 혼자서 부담해 왔던 것들을 사회가 일부 담당해 준다면 미래의 금요일 오후를 어떻게 쓸지 지금부터 궁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