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조카에게 넵이라는 답을 듣기가 점점 쉽지 않고 공이 든다. 그만큼 머리와 가슴을 써야 한다고 할까. 차갑지도 않고 그렇다고 달달하지만은 않은 인생 선배로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기를 바랐지만, 글쎄 잘 모르겠다. 마치 세계여행이라도 갈 수 있는 지원금을 주는 것처럼 친구들과 떠난다는 여행 경비로 매달 그의 앞으로 만 원씩 모은 12만 원을 내어 준 째째한 고모지만 어쨌든 그의 인생 여정에 나비 같은 존재이고 싶다.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격려해주고 세상의 추한 모습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서 볼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꿈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아이 가진 자가 꿈없이 기나긴 겨울밤을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 꿈은 나비. 나비는 꿈. 그는 나의 꿈 속의 꿈.
1.
고모가 궁금하지 않게 이번주 학교 상담받은 내용, 앞으로의 일정 접수방식, 원서마감일, 발표일 등을 차례로 알리는 공을 들여야 할거야.
이것은 상담형식이었으면 좋겠고 통보식은 어른으로서 좀 불편하겠지?
어쨌든 너와 나는 이 모든 과정을 진심을 다해 통과해야 한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상담샘도 한계가 있으니 오직 너의 판단에 좌우되겠지만 결과를 정밀하게 예측하고 한곳은 하향지원을 권한다.
대학에 입학한 후 바로 군대 갔다 와도 좋겠지. 할머니 하루라도 건강하실 때 집을 비우는 것이 낫다.
이 모든 조언을 참고해주겠니?
네가 중학교 때 난 대학원이라도 갈까 망설였었는데 역시 너에게 매달 학원비를 투자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은 지금도 옳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절대로 혼자가 아니다. 고모는
네 곁에 있다. 언제나.
-실제지원 희망대학 가군 하향, 나군 적정, 다군은... 합격안정성 6칸 정도면 합격이에요. 그리고 병역감면 가능성이 있네요. 군대안가게 되면 반수도 해보고 싶네요. 아쉬워서..
http://kookbang.dema.mil.kr/newsWeb/m/20181219/2/BBSMSTR_000000010028/view.do
2.
좋은 정보네. 할머니께도 보여드리렴. 가군 대학은 통학 거리가 좀 되지? 나군 대학은 언덕 위로 버스 다니더구나. 반수는 할머니와 고모 의사에 반하니까 우리 모르게 혼자 시험 치르는 것으로 하렴(그러니까 삼쑤).
반수를 또 한다는 건 고모가 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더 잘 살 수 있을 텐데 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분명한 것은 주어진 환경, 조건, 정보, 능력 안에서 최고를 찾다보면 더 이상 과거나 미래에 연연해하지 않고 현재를, 현재의 나를 긍정할 수 있지 않겠니.
나는 지금 행복한 너였으면 좋겠다. 자신을 멋진 놈이라고 느끼는 남자는 지난 일, 못 이룬 꿈에 연연하지 말고 바로 다음 트랙을 넘을 결심을 하는 것이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꿈이 있고 목표가 있어서 .. ㅋㅋ
고민해볼게요ㅋㅋ 국어때문에 전체가 무너져서 너무 억울해서 ㅋㅋㅋ(억울하다는 표현이 걸리지만, 요즘 유행어인가 봄. 패스)
3. 친구들 다 있대. 윷놀이. 철이도 있고, 영아도 있고, 어린이집에도 있고.. 네 조카의 욕구도 점점 구체적으로 되어 가는데 고모 늙는 속도도 만만치 않아서.. 그래서 고모도 마음이 두렵고 그래. 언제까지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지. 어쨌든 최선을 다하자 우리.
-넵
4. 펜션과 여행일정이 정해지면 펜션 전화번호, 위치 정보가 있는 것 톡으로 보내주렴. 여행가서 하루 한번씩 카톡으로 잘 있음을 상기시켜줄 것.
-봤어요 대성고. 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