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치료 수업과 감각통합 수업1

by 이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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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언어치료 수업과 감각통합 수업이 있는 날이다. 수업후 담당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손자의 수업과정과 집에서의 지도 방법을 배우고 있다.


감각통합 선생님과의 상담은 이랬다.

밧줄에 달린 흔들리는 다리를 건널 때에는 균형을 잡기 위해 노력하며 선생님께 자주 손을 잡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손발의 협응 능력을 키우기 위함이다.

'지능쑥쑥퍼즐' 교재로 사각형을 비롯한 여러 가지 도형 만들기에서는 쉬운 것은 금방 했지만, 어려운 도형이 나올 경우는 회피하려고 했다고 한다.

나는 쿠키상자로 만든 구슬 미로 찾기 놀이와 마을버스 놀이에서 손자가 사인펜으로 만든 신호등 그리기 등 지난주 집에서 활동한 사진을 보여드렸다.

"구슬 미로 찾기 놀이는 자기가 하는 것을 계속 보는 훈련이 되기 때문에 좋은 것 같아요. 처음엔 앞으로 자신이 할 것을 주욱 훑어보는 것부터 익히고 구슬이 움직이면서 눈이 따라가는 동안 시야 확보가 될 거구요. 공간 구성, 위치 찾는 것도 함께 나타날 거예요. 나중에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말이죠."

티브이가 없고 상담 선생님의 조언으로 손자가 쓰던 아이패드도 치웠기에 지난주에는 친구가 선물한 '엄마랑 아기랑 친환경 장난감 만들기' 책을 펴놓고 쿠키 상자에 못질을 하고 고무줄을 연결해서 구슬 미로를 완성했었다. 단순히 아이와 함께 만들고 놀 생각에 작업한 결과가 감각통합 수업과 연결이 된다니 기뻤다.

다음은 언어치료 선생님과의 상담은 이랬다.

오늘은 이응 발음은 완성이 되었어요. 시옷 발음은 살짝 외곡되었지만, 변별 가능했구요. 이 그림은 샴푸였는데 왜 로션이라고 해요? 하고 질문하기도 했어요. 반복해서 나온 그림을 기억하고 있구요. 로션 발음이 안 되어서 그냥 지나가려고 하니까 아니라고 해야 한다고 해서 연습하고 지나갔어요. 승부욕이 있는 것 같아요(웃음).

설소대 성형술을 받은 후 손자의 언어수업은 속도가 붙었다. 수업 내내 선생님과 거울을 보면서 혀의 위치를 확인하며 단어를 익히는데 적극적이라고 한다. 나는 얼마 전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전한다. 1월 1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손자는 이제 일곱 살이야 하고 물었고 내가 그렇다고 하자 우린 하이파이브를 했다. 벌떡 일어난 손자가 자신의 다리를 보면서 키가 컸나 살펴보며 일곱 살이 되면 키가 자라는 줄 확신한 듯해 웃으며 새해를 시작했다. 또 이런 질문도 했다. 내가 여덟 살이 되면 누구랑 살아요? 이 질문에 나는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넌 언제까지나 나랑 살거라고 대답해주자 안심하는 듯 했다. 나는 손자의 질문에서 강아지도 파양을 당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중간에 양육자가 바뀌어서 혼란스러웠을 손자가 안타까웠다고 말씀드렸다. 나의 에피소드를 진지하게 듣고서 언어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 질문에는 정서적 차원에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아이가 시간에 대해서 인지하여 현재를 알고 과거, 미래 시제에 대해 궁금해져서 한 질문일 수도 있어요 하고.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요. 나의 시야가 갑자기 넓어진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손자는 씩씩하게 현재를 살아가는데 내가 과거의 문제로 아이를 바라보고 해석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매주 언어전문가와 감각통합 전문가와 진행되는 상담은 육아에 대한 구체적이고 확실한 방향 설정을 하게 해준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차원으로도 이끌어준다.

요즘 나의 고민은 자아가 형성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아지자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배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세수를 씻겨주고, 밥을 먹여주고, 옷을 입혀줄 때는 집을 나서기 위한 준비시간이 짧았는데 스스로 밥을 먹고,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로션을 바르고, 옷을 입게 되자 이 시간들이 무한정 늘어난 것이다. 그날그날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긴다. 밥을 먹다가 일어나서 개다리 춤을 추거나 양말을 신다가 애완견인 뽀삐와 장난감 인형 던지기 놀이에 몰두하는가 하면 눈꼽도 떼지 않고 대충 씻고 나온 아이를 다시 씻겨야 하며 겨울잠바의 지퍼를 혼자서 올리려고 애쓰는 걸 지켜보며 시계를 곁눈질 하면 일터로 가야할 시간이 빠듯해져서 전철까지 혼신의 힘으로 달려야 했다. 아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한글을 깨우치는 중이라 거리의 간판이란 간판은 다 읽으려는지 거리를 갈지자로 다녔다. 오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시험에 들게 하십니까.

손자가 잠든 한밤중에 일어나 '내 아이와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성공사례를 따라 일정표를 만들어서 아이가 눈을 뜨면 바로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놓았다. 오늘 아침의 일이다. 눈을 뜨자마자 치카하러 가야지 하고 욕실로 간 손자. 8시 15분쯤이었을 거다. 매일 아침 치카해, 옷 입어 라고 할 때마다 잘 듣지 않아서 힘들었는데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는 9시 정각에 어린이집 문앞에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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